하나금융그룹이 사내·사외이사의 나이가 만 70세를 넘겨도 임기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했다. 이는 KB금융그룹 및 우리금융그룹과 동일한 방향이다.
하나금융그룹은 10일 만 70세를 넘긴 이사도 해당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도록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존에는 만 70세 도달 시 최초 주주총회에서 퇴임해야 했으나, 이를 임기 종료 시점까지 보장하도록 수정한 것이다.
이번 규정 변경으로 1956년생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연임에 성공하면 3년의 임기를 보장받게 됐다. 기존 정관대로라면 내년 만 69세가 되는 함 회장은 연임에 성공해도 2026년 3월까지 최대 2년 임기만 보장받을 수 있었다.
국내 4대 금융지주는 모두 지주 회장의 나이 제한을 두고 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후보자의 나이가 만 70세 미만인 경우에만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요건을 좀 더 세분화해 신규 선임의 경우 만 67세 미만, 재임은 70세 미만이어야 한다. 이는 CEO의 장기 집권을 제한하기 위한 목적이다.
재임 기간 중 만 70세에 도달할 때는 금융지주 별로 차이가 있다. KB·우리금융의 경우 재임 기간 중 70세를 넘기는 경우에 대해 별다른 규정을 두고있지 않다. 사실상 임기를 보장하는 것. 신한금융만 이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재임 기간중 만 70세에 도달하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NH농협금융은 선임, 재임 관계없이 나이와 무관하게 CEO를 선출할 수 있다. 관련 내부 규정이 없는 영향이다. 다만 농협금융은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CEO들의 연임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다. 만약 연임되더라도 최대 1년을 넘지 않는 ‘2+1’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사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규정을 개정한 것으로 설명한다. 하나금융은 “만 70세 재임 나이 기준은 유지하되 주주총회 결의 등을 통해 부여한 이사의 임기를 보장해 사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이번 시도가 불러올 파장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3연임의 경우 장기 집권이라는 지적이 있어 이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지만, CEO 연령 제한의 경우 유능한 CEO들의 경영을 막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근로자들의 정년 파괴 움직임이 CEO들에게도 적용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