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을 앞두고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시민들의 ‘선결제 릴레이’가 이어졌다.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이들이 멀리서나마 보낸 ‘연대의 마음’이다.
14일 정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한 카페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섰다. 김민주씨가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미리 커피값 500만원을 결제해 둔 곳이다. 경기 부천에서 온 김모(21·여)씨는 친구들과 함께 이 카페를 찾았다. 텀블러에 따뜻한 커피를 담은 김씨는 “SNS를 통해 선결제 글을 봤다”면서 “집회 참가를 응원해 주는 분들이 많아 뭉클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페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받은 선모(24·남)씨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집회 참석자가 많고 또 이들을 지원해 주는 분도 많은 걸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며 “아직 이 나라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선결제한 이들은 금액이 많지 않다며 오히려 미안해했다. 여의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오승유 약사는 “어제 쌍화탕과 비타민 25만원어치를 선결제하겠다는 전화가 왔다”며 “여자분이었는데 ‘큰돈도 아닌데 유난 떨고 싶지 않다’며 ‘익명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까지 30명이 가져갔고 70명분이 남았다”면서 “아직 사회가 따뜻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쌍화탕과 비타민을 받아 간 김경희(37·여)씨는 본인도 지난 집회때 선결제를 했지만 금액이 크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씨는 “커피 30잔, 14만원어치를 결제했었다. 커피 받아 가는 분들이 기분 좋아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라며 “나누는 기분과 받는 기분이 또 다르다. 이런 선순환이 계속되길 바란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한 카페에 커피 200잔을 미리 사놓은 임주영(53·남)씨는 “마음 같아선 200만잔 하고 싶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임씨는 “일단 미안한 마음이다. 특히 젊은 친구들에게 그런 마음이 든다”면서 “기성세대가 더 좋은 나라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오히려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국헌이 무너질 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선결제에 나선 취지로는 “같이 힘내서 위기를 벗어나 보자는 응원의 마음”이라며 “우리가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자신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강현(50·남)씨는 “익명의 시민들이 후원을 하고 있다. 하루 평균 40~50만원이 모인다”며 “어린 친구들이 전화를 걸어 선결제를 하기도 한다. 쌈짓돈을 흔쾌히 내놓는 것이다. 마음이 참 든든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