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당신을 거리에 나오게 했나요” 서울 영등포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에게 물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14일 오후 5시 가결됐다. 이날 국회 앞에 모인 인파는 주최 측 추산 200만명에 달한다. 집회 참가자들은 국회 앞부터 시작해 여의도공원까지 들어찼다. 첫 번째 표결이 부결됐던 지난 7일의 2배 수준이다. 당시 국회 앞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비공식 경찰 추산 16만명)이 모였다.
국민들은 첫 번째 표결이 부결된 뒤 울화가 치밀어 거리에 나왔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누구에게 가장 분노했냐는 질문을 던졌다. 윤 대통령을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 김도균(25·남)씨는 “당연히 윤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신씨(58·여)씨는 “검찰총장으로 공직을 끝내고 대통령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본인 마음에 안 드는 국민을 다 가해자, 범법자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고개를 저었다.
고등학생 이모(17)양은 “지난주에는 기말고사 기간이라 못 나왔다”며 “윤 대통령뿐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 전체에게 화가 난다. 찬성은 바라지도 않는다. 적어도 투표에는 참여했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1차 표결때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을 꼽은 이도 있었다. 경기 하남에서 거주하는 김경순(57·여)씨는 “국힘 의원들은 본인 이익만 생각해 국민 분노와 좌절을 모른척 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격이 무너지고 있는데 정권이 바뀌는 것만 걱정한다”고 꼬집었다.
송성준(29·남)씨는 ‘분노유발자’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를 꼽았다. 송씨는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맘대로 짬짜미해 나눠 통치하겠다는 발표를 보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현지(29·여)씨는 한 대표에 대해 “말을 너무 많이 바꿔서 가장 화가 나는 인물”이라며 “한 대표가 입장을 너무 이랬다저랬다하면서 국민 불안을 더 키웠다”고 지적했다.
경기 포천에서 온 이영숙(50·여)씨는 “지역구 의원인 김용태 의원이 저번 표결 때 찬성을 안 했다. 믿을 수가 없다”며 “김 의원에게 제일 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 7일 1차 탄핵 표결 때 탄핵 반대 당론과 표결 집단 불참을 결정한 국민의힘은 이날은 표결에 자유롭게 참여하기로 했다. 다만 탄핵 부결 당론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