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주장을 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판했다. 이를 논쟁으로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토론을 싸움으로 몰아간다며 불만을 표했다.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임에도 탄핵에 대한 다른 인식을 보이는 것은 수도권과 영남권의 정치 인식차이를 보여주는 지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논쟁하는 건 싸움이 아니라 토론이다. 그걸 구분하지 못하고 싸움으로 보도한다”며 “오 시장이 탄핵 찬성으로 돌아선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사람들도 비상계엄에 찬성한 사람들이 극소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오판이지만, 민주당이 국회를 인질로 한 패악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이 시점에서 조속히 당 정비를 하고, 지지층이나 중도층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이 범죄자 난동범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좌파들의 집단광기가 진정되면 나라는 다시 정상화된다”며 “검찰과 경찰이 수사 중이니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홍 시장은 오 시장과 유 시장의 탄핵소추안 찬성 요구에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를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당원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없다는 이유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결자해지해야 할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고, 당은 사분오열”이라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결단해야 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 결정은 당론으로 해야 한다”며 “당은 국가적인 사안 앞에서 하나여야 한다. 분열하면 안 된다. 당리당략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시장도 같은 날 SNS를 통해 “탄핵만은 피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하겠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는 국민의 뜻을 존중해달라”며 “윤 대통령의 담화를 보면 상황 인식이 잘못돼 국민 분노를 잠재우기 어렵다. 국가경쟁력도 저하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수도권과 영남권의 인식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 민심이 몸에 닿는 체감이 다르다”며 “특히나 홍 시장은 굉장히 실리적인 사람이라 급변하는 정국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탄핵안 표결 때마다 시민이 거리를 메웠다. 수도권 지자체장으로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그 과정에서 오 시장과 유 시장이 민심을 따라가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