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크게 밀리는 형국이다. 정당 지지율은 약 2배가량 차이가 나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최대 격차로 벌어졌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재창당’ 등 강도 높은 쇄신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25.7%, 더불어민주당은 52.4%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0.5%p 하락했고 민주당은 4.8%p 상승했다. 두 정당 지지율은 26.7%p 차이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격차다.
당내에선 이 같은 위기론이 제기되자 원내를 중심으로 보수 규합에 나서고 있다. 다만 방향성이 문제라는 지적도 함께 나오는 실정이다.
국민의힘은 탄핵안이 통과된 직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당대표직을 사실상 강제 박탈했다. 탄핵안 통과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장동혁‧김민전‧인요한‧진종오‧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물러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최고위는 기능을 상실한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의 사퇴를 통해 탄핵안에 반대하는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거 같다는 평가다. 다만 이에 대한 당내 비판도 부정할 수 없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쫓겨났다는 표현이 정확한 표현”이라며 “국민의힘이 ‘계엄 옹호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의 공석으로 생긴 비상대책위원장을 인선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다선 현역인 권영세‧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만 비대위 전환 체제 속에 재창당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전면 재창당을 통해 국민에게 정당 쇄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17일 페이스북에 “비대위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당 간판을 내리고 재창당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재집권보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정치 전문가는 국민의힘이 현재 보수 결집을 위해 강성 지지층 위주로 행보를 나아가는 거 같다고 바라봤다. 또 강성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과 맞닿은 합리적 보수층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1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조기 대선 정국으로 나아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강성 우파들의 주장을 함께 하기 시작하면 국민들은 떨어져 나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 전 대표를 내친 것도 추후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처럼 극렬 보수층 목소리를 쫓아가다 보면 외통수에 스스로 걸려들고 만다”고 전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