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모기업인 애경그룹에 대한 불매운동이 온라인에서 불붙고 있다.
31일 X(옛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애경그룹의 제품과 계열사 목록이 공유되고 있다. 애경그룹 산하의 화장품과 헤어케어, 바디케어, 덴탈케어, 주방리빙 제품을 불매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애경그룹은 지난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와 손잡고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설립했다. 제주항공은 한때 경영난을 겪었으나 지난 2015년부터 LCC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하며 애경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참사와 관련 애경그룹에서 제주항공 몸집 불리기에 치중해 안전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3분기 제주항공의 여객기 평균 가동 시간은 월 418시간으로 알려졌다. 국내 다른 항공사들의 가동 시간이 월 400시간을 넘지 않는 것에 비해 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사고가 난 기종의 경우, 항공기의 최소 정비 시간인 28분만 채우고 운항을 이어갔다는 지적도 일었다.
애경그룹의 지주사이자 제주항공의 최대주주인 AK홀딩스는 지난 29일 장영신 AK홀딩스 회장과 임직원 명의의 공개 사과문을 냈다. 참사 11시간이 지난 후다. 사과문에는 “이번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께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와 조의의 말씀을 드리며,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제주항공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애경그룹에 대한 비판은 점차 격화되는 모양새다. 온라인에서는 과거 가습기살균제 참사 등이 다시 언급되고 있다. 제주항공이 아니라 ‘애경항공’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번 참사 유가족들 또한 애경그룹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를 강조 중이다.
29일 오전 9시3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등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공항 외벽과 충돌, 폭발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179명이 사망하고 2명이 구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