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신뢰가 훼손된 우리금융을 더 단단한 신뢰의 기반 위에 바로 세우는 것은 지금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신뢰 회복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임종룡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 한해를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강한 대응력을 유지하고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우선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와 관련 “최근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분들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금융의 경영에 대해 “26년 만에 우리 손으로 민영화를 완전히 마무리 지었고, 그룹의 숙원이었던 증권업에도 10년 만에 진출해 우리투자증권이란 사명이 다시 우리금융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긍정평가를 했다.
다만 “내부통제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실효성 있게 개선해온 노력에도 뼈아픈 사고로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임직원 또한 자긍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반성했다.
특히 임 회장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고객과 주주, 임직원에게 회장으로서 정말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신뢰가 훼손된 우리금융을 더 단단한 신뢰의 기반 위에 바로 세우는 것은 지금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영목표에 대해서는 “그룹의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근원적으로 혁신하고 윤리적 기업문화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안에 윤리적 기업문화를 올바르게 정착하는 것으로, 기업문화가 단기간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중도에 절대 포기하지 않고 중단 없이 긴 호흡으로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회사 업권별 핵심사업에 대한 경쟁력과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위험 관리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기업금융, 자본시장, 글로벌, 자산관리(WM) 등 핵심사업은 기초체력을 강화해 한층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체계적 위험관리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임 회장은 “탄탄한 도약 기반을 확보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일 것”이라면서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독보적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금융만의 차별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며,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추진을 통해 시장변화를 선도하고 고객 저변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회장은 신년사를 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 등 세한삼우(歲寒三友)를 거론하며 “우리가 이루려는 목표에 대한 끈기를 가져야 한다. 새해엔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끈기 있게 도전하고 또 도전하자”면서 “금융 취약계층과 소외된 이웃을 포용하고 상생의 가치를 실천해 더 따듯한 세상을 만드는 데 책임을 다하자”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