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최상목 대행의 헌재 재판관 임명, 불가피한 결정”

이창용 “최상목 대행의 헌재 재판관 임명, 불가피한 결정”

기사승인 2025-01-02 11:08:4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쿠키뉴스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임명 결정해 대해 “대외신인도 하락과 국정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두둔했다.

이창용 총재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2025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2025년은 전례 없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새해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정책 변수 간 상충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위험)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며 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2%를 밑도는 성장률의 절대 수준만을 과거와 비교하면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로만 사용한다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화당국이 가계부채를 과도하게 인식한다는 비판에 대해선 “올해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좀 미루고 경기 부양에 더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지난 18년간 가계부채는 부동산 대출과 밀접하게 연계돼 꾸준히 늘어났다”고 반박했다.

이어 “금리를 인하하면 당장의 경기둔화 고통을 줄이고자 미래에 다가올 위험을 외면해 왔던 과거의 잘못을 반복할 수 있다”며 “경기를 고려해 비부동산 가계부채 및 비수도권 부동산 대출에 대한 미시적 조정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것을 두둔하기도 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 우리 경제를 안정시키기 어려운 상황 속 국제사회의 관심이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넘어 국정 컨트롤타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로 확대됐다”며 “최 대행이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와 독립적으로 정상 작동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구조조정 문제에 집중해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며 “일례로 추경을 통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도와주더라도 채무조정과 전직 교육, 퇴직자의 재취업 기회 제공 등으로 자영업자들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진출하게 도와주는 구조조정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마지막으로 “올해 우리 앞에 놓인 환경은 절대 녹록지 않지만, 과거에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이번에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손자병법의 ‘근심을 이로움으로 삼는다’는 이환위리(以患爲利),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는 서양 격언처럼, 해야 할 것부터 차분하게 실천하고 새 기회를 만들면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