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정비 실태와 정비사 부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LCC들이 해외에서 외주로 정비받는 비중은 지난 2019년 62.2%에서 2023년 71.1%로 상승했다. 운용 항공기에서 엔진 고장 같은 주요 결함이 발생했을 때 10건 중 7건은 국내에서 직접 고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해당 기간 LCC들의 해외 정비 비용도 3072억원에서 5027억원으로 증가했다.
해외 외주 정비 비용은 증가했지만,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수는 감소했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LCC 5곳(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 중 이 기준을 충족한 사례는 총 3회에 불과했다.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은 2019년 12.04명을 기록하며 처음 기준을 충족했으나 이후 2023년까지 매년 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이에 제주항공 측은 “항공기 정비사는 항공기 대수와 연관된다. 항공기 수가 줄어듦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LCC의 경쟁력이 많이 성장했지만, 개선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항공업계 전문가는 “LCC의 경우 엔진 고장 등 중대한 기체 결함을 수리할 국내 항공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LCC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국내 MRO 업체는 대한항공과 캠스(KAEMS)”라고 말했다. 앞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최근 브리핑에서 “캠스가 있지만 슬롯(보수 공간)이 제한돼 일부만 고치고 나머지는 해외로 보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정비 품질 향상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인만큼 정비사 인력을 확보하고, 항공 MRO 산업 경쟁력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항공안전을 총괄하는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지난 2021년 8월 ‘항공 MRO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까지 국내 정비 물량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4월이 돼서야 국내 MRO 클러스터(집적지)인 인천국제공항 첨단 복합 항공 단지 기공식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