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MBC 연기대상’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5일 녹화 방송으로 진행된 가운데, 배우 한석규가 약 30년 만에 대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석규는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로 대상을 수상했다. 31년 전 신인상으로 시작해 최우수 연기상을 거친 후 대상을 차지한 그는 “제가 평생 하는 일에 가장 큰 주제가 가족이었다는 걸 얼마 전부터 되새겨보곤 했다. 그래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라는 작품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저희 연기자들이 하는 모든 일은 관객, 시청자분들을 위한 몸짓이다. 연기자라는 직업은 어떻게 하면 진실되게 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객기 참사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울컥한 나머지, 수상소감을 더 잇지 못하고 무대에서 내려갔다.
최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 부문은 ‘밤에 피는 꽃’ 이하늬, ‘지금 거신 전화는’ 유연석, ‘수사반장 1958’ 이제훈에게 돌아갔다. 유연석은 “이 상이 저 하나에게 주는 상이라기보다는 저희 드라마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촬영해주신 스태프분들, 그리고 배우분들을 칭찬하는 의미로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감사를 표하는 한편, “12월 들어서 유독 춥고 가슴 시린 일들이 많은 것 같다. 새해에는 늘 웃는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는 새해 인사를 전했다.
2024년 웰메이드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풍성하게 꾸렸던 MBC의 잔치인 만큼, 여러 작품의 주역들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 아웃’은 베스트 액터상 변요한을 비롯해 신인상, 남녀 조연상, 베스트 캐릭터상을 받으며 5관왕을 차지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은 우수 연기상, 베스트 커플상, 신인상까지 총 4개의 트로피를 받았고 ‘수사반장 1958’의 배우들은 올해의 드라마상, 우수 연기상에 이름을 올렸다. ‘밤에 피는 꽃’ 역시 우수 연기상, 남녀 조연상까지 총 4관왕에 성공했다.
또 인생의 희로애락을 연기했던 배우 최불암이 공로상을, 고(故) 김수미가 특별 감사패를 수상하면서 여운을 남겼다. 대리 수상에 나선 며느리 서효림은 김수미와 MBC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젖게 만들었다.
이처럼 ‘2024 MBC 연기대상’은 지난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던 작품들뿐만 아니라 MBC 드라마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진한 울림을 전했다. 여기에 2025년을 꽉 채울 MBC 드라마 라인업도 공개됐다. ‘모텔 캘리포니아’, ‘언더커버 하이스쿨’, ‘바니와 오빠들’, ‘노무사 노무진’ 등이다.
한편, ‘2024 MBC 연기대상’은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께 애도를 표하는 차원에서 녹화방송으로 대체됐으며, 당일 참석한 모든 수상자가 추모의 뜻을 내비치는 등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2024 MBC 연기대상’ 수상자(작) 명단
대상=한석규(‘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최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여자)=이하늬(‘밤에 피는 꽃’)
최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남자)=유연석(‘지금 거신 전화는’), 이제훈(‘수사반장 1958’)
최우수 연기상 일일(여자)=엄현경(‘용감무쌍 용수정’), 오승아(‘세 번째 결혼’)
최우수 연기상 일일(남자)=서준영(‘용감무쌍 용수정’)
베스트 액터상(여자)=김남주(‘원더풀 월드’)
베스트 액터상(남자)=변요한(‘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 아웃’)
올해의 드라마상=‘수사반장 1958’
베스트 커플상=유연석 채수빈(‘지금 거신 전화는’)
베스트 캐릭터상=정상훈(‘나는 돈가스가 싫어요’) / 권해효(‘우리, 집’ /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 아웃’)
공로상=최불암
특별 감사패=김수미
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여자)=채수빈(‘지금 거신 전화는’)
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남자)=이동휘(‘수사반장 1958’), 이종원(‘밤에 피는 꽃’)
우수 연기상 일일(여자)=오세영(‘세 번째 결혼’)
우수 연기상 일일(남자)=문지후(‘세 번째 결혼’)
조연상(여자)=김미경(‘밤에 피는 꽃’ /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 아웃’)
조연상(남자)=조재윤(‘밤에 피는 꽃’ /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 아웃’)
신인상(여자)=채원빈(‘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신인상(남자)=이가섭(‘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 아웃’), 허남준(‘지금 거신 전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