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홍역 환자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방역당국이 예방 접종을 당부했다.
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총 49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2019년 이후 최대 규모다. 확진자들 모두 해외를 다녀오거나 환자와 접촉해 감염됐다. 이들 중에는 부모와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온 1세 미만 영아 환자도 있었다. 영아의 경우 면역체계가 취약한 상태에서 감염되면 폐렴, 중이염, 뇌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더욱 유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 지난해 전 세계 홍역 환자는 약 31만명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유럽(10만4849명), 중동(8만8748명) 순으로 많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동남아시아(3만2838명)와 서태평양 지역(9207명)에서도 환자가 많았다.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다. 홍역에 걸리면 초기에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고열과 함께 온몸에 발진이 생긴다. 구강 안에 회백색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 홍역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며,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홍역 환자와 접촉하게 되면 감염 가능성이 90% 이상으로 높아진다.
질병청은 백신 접종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만큼 생후 12~15개월과 4~6세 총 2회에 걸쳐 반드시 홍역 백신(MMR)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역 백신은 1차 접종 시 93%, 2차 접종 시 97% 예방이 가능하다. 특히 미접종자나 1세 미만 영유아 등은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국가를 방문하는 일을 최대한 자제하고, 방문이 불가피한 영유아(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는 홍역 가속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또 여행 후 입국할 때 발열, 발진 등 증상이 있다면 검역관에게 신고하고, 거주지 도착 이후 증상이 나타나면 마스크 착용, 대중교통·다중시설 이용 자제 등 주변 접촉을 최소화하고, 의료기관을 찾아 의료진에게 해외 여행력을 알려야 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해외유입 홍역 환자의 대부분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접종력을 모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홍역 예방을 위해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다가오는 설 연휴와 겨울방학 동안 해외 여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행 전 백신을 접종했는지 확인하고,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하다면 출국 4~6주 전 최소 4주 간격으로 접종을 완료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