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는 지난해 12월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공동 주관한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부지유치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되었다.
2024년 6월 말 태백 장성광업소가 조기 폐광되면서 태백시는 대체 산업 육성 및 신산업 전환의 일환으로 경제진흥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또 현재 청정메탄올 생산시설, 핵심광물 산업단지를 포함한 미래자원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경제진흥 사업계획의 예타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태백시는 지역을 살리기 위한 폐광대체산업을 위해 국가정책과 세계산업 동향을 계속 주시하면서 원전 생애주기와 관련된 국가정책 방향을 접하고 지난 2023년부터 시 담당 공무원과 외부전문가 그룹을 만들어 지속적인 자료조사‧토의 및 관련시설 견학 등을 통해 그 가능성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준비해 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6월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원자력환경공단의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부지유치 공고가 있었고, 같은해 8월2일 유치계획서를 제출하였다.
태백시는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과 궁금증 해소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였고, 강원특별자치도의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45일이라는 촉박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공모에 대응했다. 유치계획서 제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역 주민들의 알권리와 공감대 형성을 위해 홍보하고 관련 시설을 직접 견학하기도 하였다.
또 지난 11월20일에 개최된 부지 선정 평가위원회에서는 이상호 시장이 직접 유치 의지를 피력해 태백시는 암종적합성, 주민수용성 등 8개 평가항목에 대한 심사결과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건설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연구용 지하연구시설은 설계·건설에만 약 5138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고준위 방폐물의 처분 지질환경과 유사한 지하 500m의 심도에서 처분시스템의 성능과 안전성 등을 연구하기 위해 건설·운영되며, 방사성 폐기물이 실제 반입되지 않는 순수 연구시설이다. 현재 스웨덴 등 해외 처분 선도국에서 연구용 지하연구시설을 운영 중이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하연구시설 건설·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비용 등을 산출하기 위한 구체화 작업에 돌입하고 2026년부터 본격 추진하여 22029년까지 시설설계 및 인허가 취득 후 2032년 준공을 목표로 부지 내 지상·지하 공간에 연구동, 홍보관, 연구 터널 등을 구축한다. 총사업비는 당초 5138억원(추정액)으로 책정됐지만 기술개발 투자비 등이 제외된 것이어서 예산은 1조원 안팎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이 시설은 2030년부터 기술개발 등 연구에 부분 착수해 이후 약 20년간 운영된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지역경제 미치는 직접 효과로 최소 1710억원에서 최대 3660억원을, 여러 산업에 미치는 간접 파급효과로 고용 유발 약 8400∼8700명으로 내다봤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태백시는 관련 기관 견학과 함께 지하연구시설 기본개념 등 교육을 확대 실시해 안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에 대한 국민 신뢰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향후 국내에 고준위 방폐장이 건설되게 되더라도 부지 선정이 이번과는 완전히 별개의 과정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국회 계류 중인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용 지하연구시설에서는 고준위 방폐물 처리 기술에 관한 연구만 진행된다. 예를 들어 사용후 핵연료 같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지하 방폐장에 보관하면 지속적으로 열이 발생하는데, 이 시설에서는 인위적으로 열을 발생시킨 뒤 방폐물 보관 용기와 처분장 건물의 안정성과 내구성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사용후핵연료 저장·처분 안전성 확보 핵심기술개발(2021~2029년, 예산 총 4298억원) 결과를 기반으로 연구용 지하연구시설에서 심부환경 후속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해외에선 스웨덴과 프랑스, 미국, 일본 등 고준위 방폐장 부지선정 이전부터 연구용 지하연구시설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하연구시설에서 개발된 기술들은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 제정 이후 방폐장 부지선정 및 건설·운영 과정에서 활용될 예정"이라며 "준공 후에는 시설 개방을 통해 일반 국민들도 고준위 방폐장과 유사한 환경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