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를 신용카드로 낼 수 있는 혁신금융 서비스가 전 카드사에 허용될 예정이다.
9일 금융위원회의 2025년 업무계획보고에 따르면 △신한 △삼성 △우리 △현대카드 등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4개 카드사가 제공해온 ‘월세 신용카드 납부 서비스’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
월세 신용카드 납부는 연간 최대 2400만원의 월 임차료를 신용카드로 지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임차인이 서류를 갖춰 카드사에 신청하면 카드사가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임차인의 신용카드에서 결제된 임대료를 임대인이 등록한 통장으로 입금한다. 카드수수료 외에 납부 대행 수수료 1%가 붙고, 체크카드로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12월 “당장 수중에 현금이 없더라도 카드대금 납부시까지 신용공여를 받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업에 월세 신용카드 납부 서비스를 허용했다. 현행법상 신용카드는 금융위에 등록된 개인사업자 번호와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지만 예외를 허용해준 것이다. 이번에는 한 발 더 나아가 모든 카드사가 해당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활성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KB국민카드는 4개사와 함께 초기 샌드박스 사업에 참여했으나 서비스 활성화 부진으로 지난 2022년 서비스를 중단했다. 삼성카드도 지난달 21일부로 혁신금융서비스 기간이 만료돼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월세 신용카드 납부 서비스’ 이용 건수는 2022년 9740건, 2023년 1만617건, 지난해 5월 기준 4683건으로 한 달 1000건이 채 안 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록이 남아 집주인 등 임대인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카드수수료에 1% 가량을 얹는 추가 수수료 부담도 소비자에겐 장벽이다. 금융위는 아직 구체적인 수수료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범적으로 정한 것으로 구체적인 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카드사는 서비스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관련 혁신금융서비스 기업 지정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법이 개정되면 지정 없이도 월세 카드 납부 서비스를 할 수 있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도 관련 법안 개정에 따라 추진을 검토해보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