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은 가운데 금융권 IPO 대어로 평가되는 SGI서울보증과 케이뱅크가 연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두 회사는 시장 상황이 순탄치 않지만 IPO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 IPO 세 번째 연기…대주주 비씨카드 고민↑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8일 현재 진행 중인 기업공개(IPO)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케이뱅크가 상장 철회를 공표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023년 증시 침체 등의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지난해 6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추진해왔던 IPO 역시 지난 10월 상장을 며칠 앞두고 돌연 연기했다.
이에 지난해 통과한 상장예비심사의 유효기간이 2월8일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달엔 본격적으로 IPO 작업에 착수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또 다시 상장을 연기하겠다고 결정하고 재추진 일정 또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케이뱅크가 상장을 포기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케이뱅크 대주주 비씨카드가 지난 2021년 케이뱅크를 2026년 7월까지 상장하는 조건으로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투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FI들은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MG새마을금고·컴투스 등이 있는데, 이들로부터 7250억원을 투자받았다. FI들은 투자의 대가로 ‘동반매각청구권’을 받았다. 2026년 7월까지 케이뱅크가 상장하지 못하면 비씨카드의 지분을 포함해 FI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투자단가는 주당 6500원으로 케이뱅크가 끝내 상장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비씨카드는 FI들 주식 매입에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써야 한다. KT(비금융주력자)가 최대 주주인 비씨카드는 현행법상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34% 이상 보유할 수 없어 결국 케이뱅크를 매각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주식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조속히 IPO에 다시 나선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개인과 기업 시장에 주력해 고객과 자산 성장을 이어감으로써 혁신금융과 상생금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배당주 매력’ 떨어진 서울보증, 상반기 IPO 추진 성공할까
케이뱅크에 이은 두 번째 금융 IPO ‘대어’는 SGI서울보증이다. 서울보증은 공모가를 낮추고 배당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모 구조를 수정해 올해 3월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보증은 2023년 8월 첫 상장 추진 당시 서울보증이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9500~5만1800원이다. 상단 기준으로 계산한 시가총액은 약 3조6000억원 규모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같은 해 10월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서울보증은 지난해 10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만큼 효력 기한이 발생한 오는 4월21일까지는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특히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서 상장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유재훈 예금보험 사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만료되는 만큼, 유 사장의 임기 중 서울보증의 상장을 마무리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유 사장은 2025년 예보의 경영 목표 중 하나로 SGI서울보증의 IPO를 언급한 바 있다.
유 사장은 “서울보증 상장에 대해 새로운 IPO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며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보증보험의 수익이나 자산 가치가 변하며 이에 따라 밸류나 매력도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와 같은 전략으로 IPO를 추진하는 건 시장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달라진 환경, 높아진 시장 기대에 맞춰 SGI에 대한 밸류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보증에서는 상반기 내 상장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보증 관계자는 “밸류와 관련해서는 회사의 주주환원 계획과 맞물려서 공모가가 정해질 예정”이라며 “기존 50% 이상의 배당성향만 유지하는 방향에서 추가적인 조건들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언적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할 수 없지만, 일단 계획대로 상장한다는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