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23일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집중투표제를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12일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을 주장하는 최윤범 회장이 자회사 서린상사에선 집중투표를 배제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고 주장했고, 고려아연은 적절하지 않은 사례로 억지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MBK·영풍에 따르면 지난해 8월9일 열린 서린상사 임시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측은 회사명을 KZ트레이딩으로 변경하는 상호 변경 안건과 정관에 집중투표를 배제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정관 일부 개정의 건을 1호 의안으로 통과시켰다.
MBK·영풍은 “서린상사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한 것은 소수주주인 영풍 측 이사를 한 명이라도 이사회에 진입시키지 않기 위한 최 회장 측의 횡포였다”며 “ISS에서 이미 이러한 최 회장 측 이율배반적 행태와 가려진 의도를 파악하고 이번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하는 권고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집중투표제는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에 대한 이사 선임 시 이를 의무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KZ트레이딩은 기타 소액주주나 기관투자자가 존재하지 않는 비상장사인데, 이를 의도적으로 숨기며 고려아연과 동일선상에서 거론하며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이는 자신들의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생각 때문인 듯하다”며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뿐 아니라 상장사인 영풍 역시 집중투표제를 도입해 소수 주주들의 권한을 보호하려는 노력에 동참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