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청약 시장에 한파가 불고 있는 가운데 충남 아산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아산 분양 시장은 한파 속에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온기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인구와 일자리 증가를 원인으로 분석한다.
1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충남 아산의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22.34대 1로 조사됐다. 이는 지방 평균 청약 경쟁률은 6.34대 1 대비 약 4배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 평균 18.54대 1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서울 청약 경쟁률은 102.37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GS건설이 공급한 아산탕정자이 퍼스트시티 125㎡A타입은 3가구 모집에 413명이 몰리며 137.67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앞서 11월 포스코이앤씨가 분양한 더샵탕정인피니티시티 3차 84㎡ A타입도 50가구 모집에 3967가구가 몰려 평균 경쟁률 79.34대 1을 보였다. 84㎡B타입은 37가구 모집에 1682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45.46대 1까지 치솟았다. 12월 대우건설이 공급한 탕정 푸르지오 센터파크도 136㎡ 5가구 모집에 192명이 몰려 경쟁률 38.4대 1을 기록했다.
이는 다른 지방 지역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일부 지방에서는 청약자가 전무한 경우도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종합건설목금토이 분양한 강원 인제 라포레 아파트는 120가구 모집에 0가구가 청약했다. 같은 달 토림건설이 분양한 전북 남원 드림헤이븐도 114가구 모집에 10가구 청약하는 등 극히 저조했다.
지방 청약 시장은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11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은 6만5146호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6만5836호) 대비 1.0%(690호) 소폭 감소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8644호로 전월(1만8307호) 대비 1.8%(337호) 증가했다. 특히 다수 악성 미분양 중 76.93%에 달하는 5만652가구가 지방에 위치했다.
아산시는 일자리와 인구가 늘며 부동산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아산시청에 따르면, 아산시 인구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39만300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행정안전부 통계 기준으로 3년 전(2021년 12월)과 비교했을 때 지방 기초지자체 중 인구 증가율이 11.7%로 가장 높다. 일자리도 늘었다. 아산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말 기준 전체 사업체 수는 3만5938개로 2021년(3만4775개)에 비해 3.3% 증가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1, 2캠퍼스 등을 비롯한 우량 기업들이 위치했다.
특히 ‘얼어 죽어도 신축’ 수요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일부 지방에도 신축 선호도가 강한 지역이 있다”며 “천안은 수도권과 가깝고 또 재정비를 통해 신축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누적된 곳이기 때문”이라 밝혔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도 “아산은 서울, 수도권과 가깝고 일자리도 많아 수요가 늘었다”며 “높은 신축 수요에 대한 영향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연내 10대 건설사의 분양도 예정돼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연내 현대엔지니어링이 공급하는 ‘힐스테이트아산센트럴’, GS건설의 아산동산리A2‧3블럭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권 팀장은 “지나치게 많은 물량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다른 지역 대비 청약이 잘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분양이 잘 된다고 해서 물량이 쏟아지면 곤란하고 몇 달에 한 번 분양하는 정도 일 경우 괜찮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