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위해 수련·입영 특례를 내건 가운데 레지던트 모집이 15일부터 이뤄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올해 상반기 신규·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레지던트 1년 차와 상급 연차(2~4년차)에 대한 원서 접수가 진행된다. 오는 17일 오후 5시까지 사흘간 접수를 받고 20~22일 면접을 실시, 23일 합격자가 발표된다.
신규 레지던트 1년 차 모집은 지난해 12월 1차 모집을 시행한 바 있다. 이번이 2차 모집이다. 1차에선 모집인원 3584명에 314명만 지원했고 그중 181명이 선발됐다. 이번 2차 모집에서 인턴 수료자 또는 수료 예정자 가운데 1차 모집 당시 불합격한 이들이 다시 지원할 수 있으며 선발인원은 3405명 규모다.
사직 전공의 1년 차 대상 모집에는 지난해 2월 레지던트 임용을 포기한 전공의들이 지원할 수 있다. 레지던트 상급 연차 사직 전공의 대상 모집공고는 연차 승급을 앞두고 사직한 전공의들이 대상이다. 인턴의 경우 다음 달 3일 공고가 난다. 다음 달 4일까지 접수를 받아 5~6일 면접을 거쳐 7일 합격자가 발표된다.
레지던트 모집이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자 정부는 전공의 수련·입영 특례를 10일 발표했다. 현행 수련 규정은 사직 후 1년 내 복귀를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지난해 7월 시점으로 사직서가 수리돼 올해 3월 복귀가 불가능하다. 이에 정부는 수련 특례를 통해 사직 전공의가 동일 수련병원·전문과목으로 복귀할 때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병원으로 복귀하면 특례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입영 대상이었다가 복귀를 선택한 전공의는 수련을 모두 마친 후 군의관 등으로 입영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의무사관후보생으로 등록된 전공의들은 수련기관에서 퇴직하면 군대에 가야 하는데 이를 수련 뒤로 미뤄준 것이다.
이러한 수련·입영 특례는 지난해 3월 전공의 임용 대상자 1만3531명 중 사직자 1만2187명에게 적용된다. 이 중 인턴은 2967명, 레지던트는 9220명이다. 수련·입영 특례는 대한의학회 등 의료계 단체가 정부에 건의했던 사안이다. 다만 전공의가 얼마나 화답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건 그게 아니다”라며 정부 조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 조치가 ‘후속 조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한 의료 교육 정상화 계획을 내놔야 정부와 대화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전날(14일) 공식 취임한 김택우 의협 회장은 취임식에서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사태 해결을 위한 구체적 계획 없이 후속 조치에 불과한 전공의 수련·입영 특례 방침을 내세우고, 이미 실패했던 여·의·정 협의체를 재개하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상태에선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정부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2025년 의대 교육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임시방편이 아닌 제대로 된 의학 교육의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 결원이 발생하면 2월 중 추가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추가모집 대상, 자격, 특례 등은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