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가 첨단세포처리실을 개소하고 ‘CAR-T’(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카티) 치료제를 처방한다.
국립암센터는 15일 부속병원 지하 1층에서 첨단세포처리실 개소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첨단세포처리실은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는 CAR-T 치료제의 원료 물질을 처리해 제약사로 공급하기 위한 시설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암 치료가 절실했던 환자들에게 CAR-T 치료제 처방이 가능하게 됐다.
CAR-T 치료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는 면역항암제다.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T세포에 암세포만 추적하는 수용체 DNA를 주입해 증식시킨 후 다시 환자의 몸속에 넣어 치료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 항암 치료와는 전혀 다른 기전으로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제와 구분되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 도입된 CAR-T 치료제로는 B세포급성림프성백혈병과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에 사용하는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킴리아주’(성분명 티사젠렉류셀)가 있다.
현재 ‘첨단바이오법’에 따라 CAR-T 치료제를 처방하기 위해선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를 취득해야 한다. 허가를 받으려면 의약품제조시설(GMP)에 준하는 시설을 갖춰야 해서 국내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기가 어려웠다. 서울대병원과 일부 사립대병원에서만 처방이 가능했고, 국공립병원에선 CAR-T 치료제를 처방한 사례가 없었다. 이에 국립암센터는 환자들이 치료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법안 개정을 주도했다. 이후 법안이 개정돼 국립암센터는 재생의료 실시기관으로서 CAR-T 치료제의 원료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이번 사례가 수도권과 지방 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는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며 “향후에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