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다른 ‘한남‧성수‧잠실’…건설업계, 재건축 수주전 격돌

온기 다른 ‘한남‧성수‧잠실’…건설업계, 재건축 수주전 격돌

선별 수주 기조 속 주요 사업지 경쟁 입찰 성립

기사승인 2025-01-16 06:00:1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도심.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쿠키뉴스 자료사진

올해 주요 재건축 사업지에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사업성 높은 단지에 시공사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은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을 시작으로 잠실우성 1‧2‧3차, 성수4지구, 압구정2구역 등에서 경쟁 입찰이 성사될 전망이다. 

한남4구역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경쟁에 나섰다. 수주전에 뛰어든 양사 모두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남4구역 재정비 사업은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3층, 51개 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제안하며 공사비 1조5695억원, 3.3㎡ 평당 938.3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했다. 또 물가인상분 314억원을 자체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으로 공사비 1조4855억원, 3.3㎡ 평당 881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했다. 이는 조합이 예정한 공사비(평당 940만원) 대비 868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을 7200만원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양사 대표이사도 현장을 방문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지난 3일 합동 설명회에 참석해 “믿고 맡긴다면 최고의 랜드마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는 지난해 11월 한남4구역을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삼성물산 측은 “차별화한 설계와 상품으로 한남4구역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서초 잠실우성1·2·3차 재건축도 삼성물산과 GS건설의 2파전이 전망된다. 해당 단지는 오는 3월4일 입찰을 마감하고 4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최고 49층, 2680가구 규모, 총 공사비 1조7000억원으로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핵심 사업지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서울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9차‧11차‧12차를 탈바꿈하는 압구정2구역은 대형 건설사들 중 ‘빅5’로 꼽히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이 수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서는 지난해 주요 사업지라도 단독 입찰하는 등 선별 수주 분위기가 강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시공사 선정을 진행했으나 DL이앤씨의 단독 입찰로 유찰됐다. 한남5구역의 경우 DL이앤씨가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사업지로 타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도 두 차례 유찰 끝에 입찰에 응한 대우건설과 수의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 활성화보단 사업성이 있는 사업지에 시공사가 몰리며 경쟁 입찰이 성사됐다고 진단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경기 분위기와 지난해와 다르진 않다”며 “많은 건설사가 관심 갖는 사업지가 연내 시공사 선정을 앞둬서 경쟁입찰이 성립한 것”이라 밝혔다. 

전문가는 지난해보다는 다소 개선된 분위기가 있다고 평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위축된 부동산 시장 안에서 그래도 정비 사업이 안정적인 수주지로 평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모든 시장이 경쟁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은 것은 아니다”며 “사업성이 우수한 곳 위주로 경쟁 입찰이 성립하는 것”이라 밝혔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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