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4일부터 새로운 중고 스마트폰 보상 프로그램 ‘갤럭시 간편보상’을 실시했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을 두고 적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안전한 중고폰 시장에 척도가 될 것이란 평도 나온다.
갤럭시 간편보상은 신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연중 언제든지 갤럭시 스마트폰을 삼성닷컴에서 판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회수된 제품은 상태에 따라 △엑설런트 △굿 △리사이클 3개 등급으로 판정되고 등급에 맞는 보상금액이 지급된다.
다만 소비자들은 갤럭시 간편보상을 두고 보상액이 적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 멤버스 커뮤니티에서는 ‘비용을 보고 잘 못 적힌 줄 알았다’, ‘이게 왜 보상인줄 모르겠다’, ‘오히려 중고가격이 더 떨어질 것 같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16일 삼성전자 측은 보상금 규모에 대해 “갤럭시 간편보상은 대부분 큰 문제가 없으면 가장 높은 등급인 엑설런트를 받을 수 있다”며 “보상 등급 체계가 다르기에 실제로 느끼는 가격차는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직접 삼성전자, 중고폰 거래 플랫폼 ‘민팃’과 함께 강변 테크노마트를 방문해 현재 쓰고 있는 스마트폰의 판매 견적을 받아봤다. 현재 쓰고 있는 기종은 S21(256GB)이다. 가장 높은 등급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11만2000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민팃과 강변 테크노마트는 각각 19만원, 16만원이다.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도 한 달 전 16만원에 거래된 기록이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간편보상 홈페이지를 보면 갤럭시 S23은 최대 33만1000원이며 같은 라인업인 S23 플러스는 최대 39만4000원, S23울트라는 최대 59만9000원이다. 민팃의 경우 S23 일반 모델은 최대 43만5000원, 플러스는 52만5000원, 울트라(1TB)는 70만원 등 가격차가 난다.
다만 ‘민팃고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관련 업계들은 민팃에서 A등급을 받기 매우 까다롭다고 보고 있다. 갤럭시 S21의 B등급(액정, 뒷판, 측면 등 흠집) 가격은 10만원이기에 삼성 측의 설명도 합리적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가장 높은 등급인 엑설런트는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외관이 양호한 상태(생활 스크래치 허용)이다. B등급으로 볼 수 있는 굿은 외관과 카메라 및 디스플레이에 파손이 있는 경우다. 리사이클은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는 제품을 무료로 재활용해주고 있다. 비교적 등급 허들이 낮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의 갤럭시 간편보상은 사실상 중고폰 거래 시장의 가격을 공시함으로써 가격 투명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직거래로 진행하지 않고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개인 거래와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며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는 점을 주목해주시면 좋겠다”며 “장기적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의 시장 가치를 보존하겠다”고 전했다.
오프라인 중고폰 매장은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 강변 테크노마트 상우회장도 “갤럭시 간편보상으로 중고폰 가격의 가이드라인이 세워졌기에 판매하는 입장에도 편해졌다”며 “소비자도 가격을 비교해 보고 오기 때문에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이미지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과기정통부도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와 조합해 사용할 수 있는 중고폰의 안전한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중고폰 안심거래 사업제 인증제도’를 추진한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통신연구소장은 “삼성의 갤럭시 간편보상과 과기정통부의 중고폰 안심거래 사업제 인증제도로 투명하고 안전한 중고폰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중고폰을 거래할 때 개인정보 삭제 이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 보안이 좀 더 명확히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