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판정 논란 사태가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기원이 약 6일 만에 입장을 밝혔다.
한국기원은 28일 “세계적인 두 선수(커제 9단, 변상일 9단) 결승 대국에 기대가 크셨을 바둑 팬 여러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회 명성에 누를 끼쳐 후원사 LG와 주최사 조선일보에도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29회 LG배 결승에서 ‘사석 관리’ 규정 위반으로 반칙패와 기권패로 우승자가 결정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LG배는 한국기원 주최 대회로, 한국 바둑 규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규정은 2024년 11월 개정 시행됐고, 사전에 모든 외국 단체에 공표한 바 있다”고도 덧붙였다.
앞선 20~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신관 대회장에서 열린 LG배 결승 3번기에서 중국 바둑 레전드 커제 9단은 1국을 이겼으나 2국과 3국에서 ‘반칙패’와 ‘몰수패’를 당했다. 2국에선 ‘사석(따낸 돌)’ 관리 규정을 두 차례 어기면서 경고 누적으로 반칙패를 당했고, 3국에선 사석 관리 규정을 또 다시 어겨 이를 지적하러 들어온 심판 판정에 불복하면서 경기를 포기했다. 3국 결과에 대해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유튜버들은 몰수패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한국기원에서는 공식적으로 ‘기권패’로 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기원은 “이번에 문제가 된 ‘사석 관리’ 규정은 사석에 관한 양국의 상이한 계산 방법에서 비롯됐다”면서 “사석이 계가에 영향을 끼치는 한국에서는 필요한 규정이지만 사석을 계가에 적용하지 않는 중국에서는 생소한 규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규정이 개정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중국 선수들의 적응 기간이 부족했으리라 생각된다”고도 부연했다.
한국기원은 “이번 일로 인해 한국과 중국이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지 않길 바라며,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조속히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면서 “이와 관련해 중국과 긴밀한 대화를 통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대회는 국제적 규정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아 주최 국가 규정을 따르고 있다”면서 “바둑의 세계화와 세계대회 규정 정립을 위해 국제적으로 규정을 통합해야 하는 상황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한국기원은 “이른 시일 내에 중국기원, 일본기원 등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세계대회에 걸맞은 통합 규정을 제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한국기원은 “다시 한 번 바둑 팬 여러분들과 이번 일로 상처를 받은 모든 분께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이번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