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에 2연승…DRX, 발로란트 국제 리그 창설 이후 첫 우승

T1에 2연승…DRX, 발로란트 국제 리그 창설 이후 첫 우승

7일 결승 직행전과 9일 결승전에서 T1 연파
2023년 VCT 퍼시픽 설립 이후 첫 우승 ‘쾌거’
DRX, 모든 경기에 ‘테호’ 기용하며 우승 달성
부산 팬소통 이벤트 10일 동안 15000명 참여

기사승인 2025-02-10 14:14:56 업데이트 2025-02-10 14:16:20
VCT 퍼시픽 킥오프 우승을 차지한 DRX. 라이엇 게임즈 제공

DRX가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에 국제 리그라는 시스템이 도입된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라이엇 게임즈는 서울 마포구 상암 콜로세움에서 9일 막을 내린 VCT 퍼시픽(VALORANT Champions Tour Pacific) 킥오프 결승전에서 DRX가 ‘드림팀’이라고 불리던 T1을 3-2로 격침하고 우승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DRX는 이번 시리즈에서 T1을 두 번 연달아 꺾는 기염을 토했다. DRX는 7일 열린 상위조 결승 직행전에서 T1을 만나 1세트를 패배했지만 2·3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면서 결승전에 직행했다. 이어 8일 열린 결승 진출전에서는 T1이 젠지를 제압했다.

T1은 젠지전에서 1·2세트를 수월하게 가져갔지만 젠지의 끈질긴 추격을 당하며 3·4세트를 내리 패했다. 5세트에서도 전반을 9대3으로 크게 앞선 T1은 후반 또 다시 시작된 젠지의 추격에 흔들렸지만, 간신히 리드를 지켜내면서 결승에 올라갔다. 

DRX와 T1의 결승전은 역대급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DRX가 홀수 세트를 가져가면 T1이 짝수 세트를 쟁취하는 시소게임으로 전개됐다. ‘어비스’에서 펼쳐진 1세트에서 DRX는 ‘프링’ 노하준의 테호가 21킬 5데스를 기록하면서 펄펄 날았고 라운드 스코어 13대3으로 대승을 거뒀다.

2라운드에서 T1은 후반전에 교전 집중력이 살아난 ‘버즈’ 유병철의 레이즈를 앞세워 13대6으로 승리했다. ‘프랙처’에서 펼쳐진 3세트에서 DRX는 노하준의 테호가 지형지물에 맞는 스킬 활용을 선보이면서 라운드 이득을 획득, 13대9로 승리하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T1은 ‘바인드’에서 펼쳐진 4세트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DRX가 매치 포인트인 12점에 도달했을 때 8점에 불과했던 T1은 ‘버즈’ 유병철의 레이즈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추격전을 펼쳤고 네 라운드를 가져가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에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카르페’ 이재혁의 브림스톤이 역할을 해내면서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스플릿’에서 펼쳐진 5세트에서 DRX는 전반 초반 6개 라운드를 연이어 따내면서 스코어를 벌렸지만 다시금 맹렬한 기세로 추격해온 T1에 의해 11대11, 동점까지 허용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DRX는 ‘마코’ 김명관의 오멘이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한 점 돌파를 시도한 T1의 전략을 ‘현민’ 송현민의 레이즈가 차분하게 받아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VCT 퍼시픽 킥오프 최종 결과. 라이엇 게임즈 제공

DRX, 국제 리그 창설 이후 첫 우승

DRX는 발로란트 e스포츠 초창기 한국에서 가장 우승을 많이 차지한 팀이었고 국제 대회에 나섰을 때에도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2023년 라이엇 게임즈가 VCT 퍼시픽을 창설한 이후 DRX는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23년 단일 시즌으로 치러진 VCT 퍼시픽에서 결승에 올라갔지만 페이퍼 렉스에 2대3으로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고 지난해 7월 열린 VCT 퍼시픽 스테이지 2에서도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젠지에 1대3으로 패하면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2025년 첫 공식 대회인 VCT 퍼시픽 킥오프에서 DRX는 한국 팀만 잡아내면서 승승장구했다. 상위조 2라운드에서 농심 레드포스를 2대1로 물리친 DRX는 상위조 3라운드에서 젠지를 2대0으로 격파했다. 결승 직행전에서 T1을 2대1로 꺾은 DRX는 결승전에서 T1을 또 다시 만나 천신만고 끝에 3대2로 승리했다. DRX가 VCT 퍼시픽 창설 이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순간이었고, 2022년 6월26일 VCT 챌린저스 코리아 스테이지 2에서 우승한 이후 959일 만에 트로피에 입을 맞춘 순간이었다.

발로란트 신규 요원 ‘테호’ 공식 이미지. 라이엇 게임즈 제공

신규 요원 테호 전면 배치한 DRX “최고 성능 요원”

DRX는 VCT 퍼시픽 킥오프에서 치른 모든 경기에 신규 요원인 ‘테호’를 배치하면서도 정상에 우뚝 섰다. DRX가 테호를 맡긴 선수는 ‘프링’ 노하준이었다.  

다른 팀들의 경우 테호를 ‘프랙처’와 ‘스플릿’과 같은 특정 맵에만 사용하는 경향이 있지만 DRX는 모든 맵에서 테호를 썼다. 이번 대회를 테호로만 플레이한 ‘프링’ 노하준은 “요원이 새로 출시됐을 때 실험 삼아 사용해봤는데 성능이 굉장히 훌륭했다. 대회에 사용되는 모든 맵에 적용해봤을 때에도 부족한 점이 하나도 없었기에 계속 사용했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테호는 ‘잠입 드론’ 스킬을 활용해 개별 사이트로 진입하는 경로를 체크하고 매복하고 있는 적을 확인하기 좋다. 아울러 ‘유도 일제 사격’을 쓰며 진입하기도 용이하다. ‘아마겟돈’ 또한 작은 사이트를 전부 커버할 수 있어 유용하게 쓰인다.

DRX의 사령탑인 편선호 감독은 “국제 리그인 VCT 퍼시픽으로 개편된 이후 결승전에 몇 번 올라갔지만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선수는 선수대로, 코칭 스태프는 코칭 스태프대로, 팀은 팀대로 간절하게 원했던 우승을 거의 3년 만에 달성해 정말 기쁘다. 이제는 국제무대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DRX는 VCT 퍼시픽 킥오프 우승자 자격으로 오는 20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발로란트 마스터스에 참가한다.

‘브레나’에서 열린 팬 소통 이벤트 현장을 찾은 팬들의 모습. 라이엇 게임즈 제공

부산 ‘발로란트 킥오프 2025’ 팬소통 이벤트, 15000명 참여

라이엇 게임즈는 VCT 퍼시픽 킥오프 3주 차와 4주 차 기간인 1월31일부터 2월9일까지 10일 동안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에 위치한 부산e스포츠경기장(브레나)에서 ‘발로란트 킥오프 2025 팬소통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 기간 동안 약 1만5000명이 현장을 방문했는데, 이는 하루 평균 1500명이 방문한 수치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 ‘브레나’는 팬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으로 변모했고 뷰잉 파티, 아마추어 토너먼트 대회 등이 진행됐다. 결승 진출전이 열린 8일에는 T1과 젠지 대결을 보기 위해 3000명, 결승전 DRX와 T1 경기를 보기 위해 약 4000명이 현장을 찾았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팬 소통 이벤트가 부산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일부 팬들은 부산에 거주하지 않음에도 일부러 행사 참가를 위해 현장에 오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행사장을 찾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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