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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종교계가 마약퇴치 운동에 발 벗고 나서기로 했다. 마약중독이 청년들의 미래를 망가뜨린다고 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부산교육청에 마약퇴치를 위한 공동 캠페인을 제안하기로 했다.
불교-기독교-천주교 성직자들이 ‘종교적인 이념과 신념을 초월해 인류 평화공존의 시대정신을 바르게 실천하는데 앞장서자’는 목적으로 설립한 국제종교연합은 17일 오전 부산 금정구 범어사 선문화교육관에서 2회 정기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금정총림 벙어사 방장스님인 정여 이사장을 비롯해, 임영문(전국기독교총연합 회장·부산평화교회 담임목사)·신요안(안락성당 주임신부)·정오 상임회장(범어사 주지스님), 정근 운영위원장(장로·온병원그룹 원장) 등 30여명의 임원들이 참석했다.
정여 이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마약퇴치 운동’을 심의안건으로 제시했다.
정여 이사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세계 각국이 지금 심각한 마약중독 피해로 주요 사회이슈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우리 미래세대인 젊은이들이 상당수 마약중독에 노출돼 있어, 종교계가 이들을 구제하려면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검찰청에서 발간한 2023년 마약류 범죄 백서의 각종 통계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마약류 사범은 72%가 증가하였고, 이 가운데 10대 청소년 마약류 사범은 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리나라 마약중독자의 규모는 마약 사범 통계로 잡히는 인원보다 많게는 30배 가까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추정되고 있다.
기독교를 대표해서 국제종교연합에서 상임회장을 맡고 있는 임영문 목사도 “마약은 한번 손을 대면 반드시 패가망신의 길에 이르게 된다”고 마약중독의 심각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어 신요안 신부와 정오 스님도 “다음세대를 마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종교계의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범시민운동으로 확대해 나가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안과의사이기도 한 기독교장로 정근 운영위원장은 “동성애 못지않게 마약은 청년들의 삶을 갉아먹는 심각한 사회 이슈”라면서, “특히 최근엔 인터넷 직구 등 구입경로가 다양해지고, 피로회복제 형태로 다양한 유사마약까지 나돌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하고, 정신건강의학과 등 의료계는 물론 교육계도 종교계의 마약퇴치 캠페인에 동참시켜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정여 이사장이 제안한 ‘마약퇴치 운동’을 올해 이 단체의 핵심과제로 삼기로 의결했다. 또 국제종교연합은 오는 20일 오후 2시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부산시교육청을 방문해, 최윤홍 뷰산교육감 권한대행에게 ‘마약퇴치 운동’ 관련 종교계의 성명서를 전달하고 교육계의 동참을 요청하기로 했다.
한편 국제종교연합은 올해 사회공헌 활동으로 4월 4∼8일 캄보디아 자전거 300대 지원, 세계적인 차 생산지역인 인도 아삼지역 청소년 후원 등을 통해 민간단체로서 캄보디아나 인도와의 선린우호에 앞장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