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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장치(PM) 사고가 급증하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표 PM 서비스 중 ‘카카오 T 바이크’만 면허 등록을 필수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총 7854건의 PM 관련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24일 집계됐다. 특히 2023년은 2389건의 관련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중 절반에 가까운 1148건이 무면허 사고로 대부분 미성년자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PM 사고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적합한 자격을 갖춘 경우에만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성년자의 경우 도로 곳곳에 불쑥 나타나 이른바 ‘킥라니(킥보드+고라니)’로 불릴 만큼 교통체계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도로교통법 제80조에 따라 전동킥보드 등을 운전하려는 사람은 제2종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또는 그 이상(제2종 소형‧보통면허, 제1종 보통면허 등)의 운전면허 소지자만 이용할 수 있다. 스쿠터나 오토바이와 함께 전동킥보드, 페달을 밟지 않아도 모터만의 힘으로 움직이는 ‘스로틀형’ 전기자전거도 포함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PM 운영사 서비스가 운전면허 자격 검증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 사용자가 앱에서 전동킥보드 등을 이용할 때 명목상으로 면허증을 등록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실질적인 인증 절차는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사용자가 PM 업체 앱을 통해 QR코드를 스캔한 후 면허증 등록 화면에서 ‘다음에 등록하기’나 ‘넘어가기’ 버튼을 누르면 전동킥보드를 대여할 수 있는 화면으로 이동한다. 이처럼 면허 등록이 필수가 아니기에 운전면허가 유효한지에 대한 확인도 없다.
국내 대표 PM 서비스 중에서는 카카오 T 바이크만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또는 그 이상의 자동차면허를 필수로 등록해야만 전동킥보드를 대여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PM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자 경찰청은 지난해 말 진행한 유관기관‧단체 공청회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PM 전용 운전면허’ 신설 방침을 최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허 취득 방식은 학과(필기) 시험만 치르거나 학과와 기능(실기) 시험을 모두 치르는 방안 중 선택할 예정이다. 면허 취득 연령은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와 동일한 만 16세로 잠정 결론지었다.
다만 업계는 면허 취득 과정에서 필기‧실기시험이 아닌 온라인 시험 형태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PM 업계 관계자는 “전용 면허 취득 시 절차가 까다롭다면 아무도 발급받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칫하면 시장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만큼 PM 전용 운전면허 취득 조건을 완화하는 대신 지금까지 허술하게 운영되어 온 PM 업체의 면허 검증 과정을 의무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