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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급등해 여전히 높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하반기까지 계속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환율의 장단기 물가 전가효과 분석: 개별 품목을 통한 파급경로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연구팀은 패널 고정효과 모형을 사용해 환율 변화에 따른 장·단기 물가 전가 효과를 추정했다. 그 결과 환율 변동률이 10%포인트(p) 상승하면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총 0.47%p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누적효과 패턴을 보면 환율의 소비자물가 전가는 환율 변동 후 9개월 이내 가장 커졌다가 이후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초반 3개월(단기)의 전가 효과가 0.28%p, 이후 4~12개월(장기)의 전가 효과가 0.19%p로 각각 측정됐다.
연구팀은 이와 별도로 환율 변화의 품목별 영향도 함께 분석했다. 환율 변동 후 3개월 이내 물가상승률이 유의하게 반응하는 품목을 ‘단기민감 품목’으로, 9개월간 누적 효과가 나타나는 품목을 ‘장기민감 품목’으로 나눴다. 이후 각 품목의 가격을 가중 합산해 환율 단기 민감 물가와 환율 장기 민감 물가를 산출하고 두 지표의 흐름을 비교했다.
그 결과 환율 급등기에는 환율 단기 민감 물가가 크게 급등락했다. 반면 환율 장기 민감 물가는 등락폭이 더 작으면서도, 시차를 두고 오랫동안 환율 영향을 받았다.
환율 민감 품목은 생산 과정에서 수입 중간재가 많이 투입되는 품목이었다. 단기민감 품목은 중간투입액 가운데 수입액 비중(37.4%)이 비민감 품목(14.2%)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이 분석 결과는 향후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그간 환율이 급등했던 것이 올해 하반기에도 잠재적인 물가 상승 요인으로 남아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