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이 홀로 무대를 꽉 채우며, 솔로 아티스트로서 역량을 증명했다.
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제이홉 단독 콘서트 ‘호프 온 더 스테이지(HOPE ON THE STAGE)’가 열렸다. 지난달 28일, 1일에 이은 3회차 공연으로, 총 3만7500명 관객과 함께했다.
‘호프 온 더 스테이지’는 제이홉이 12년 만에 처음 도전하는 솔로 월드 투어이자 지난해 10월 전역 후 첫 콘서트다. ‘무대 위의 제이홉’을 뜻하는 동시에 희망, 소원, 꿈이 스테이지에서 실현된다는 뜻을 담았다.
야망, 꿈, 기대, 상상, 소원 총 5개 테마로 구성된 공연은 제이홉의 스토리텔링 그 자체다. 첫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 스페셜 앨범 ‘호프 온 더 스트리트 볼륨 원(HOPE ON THE STREET VOL. 1)’, 오는 7일 공개되는 디지털 싱글 ‘스위트 드림스(Sweet Dreams)’ 등 스테이지에 맞는 서사를 담은 곡들로 무대를 꾸몄다.
‘왓 이프...(What if)’로 포문을 연 제이홉은 ‘판도라스 박스(Pandora’s Box)‘, ’방화‘, ’스톱(STOP)‘을 열창했다. 무대를 마친 후에는 팬들의 호응을 유도했고, 아미(팬덤명)는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큰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이에 제이홉은 “감히 말하자면 최고의 공연이 될 것 같다”며 “인사가 먼저인데, 환호 소리 듣고 너무 깜짝 놀라서 바로 여러분들의 열기를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제이홉은 “말 그대로 제이홉이 무대 위에서 많은 것들을 보이겠다는 것”이라고 공연명을 설명했다. 이어 “많은 분께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실 것”이라며 “그 감정들을 무대 위에서 표출해 보겠다는 의미로 접근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저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 오늘 공연을 만들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두 번째 스테이지에서는 스트리트 댄스에 대한 제이홉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한 댄스 브레이크를 포함해 댄서들과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펼친 그는 “스트리트 댄스 장르를 무대로 풀 수 있는 아티스트가 몇 분 계실까 생각하긴 했다”며 뿌듯함을 내비쳤다. “어렸을 때부터 스트리트 댄스를 췄는데, 그 뿌리를 진정성 있게 담고 싶었다”며 “되게 애착이 가는 무대”라고도 했다. 특히 “이 무대를 보여드리고 같이 즐기는 것만큼 행복한 게 있을까”라며 아미에게 감사를 표했다.
아미를 위해 오는 7일 발매되는 신곡 ‘스위트 드림스(Sweet Dreams)’ 무대를 선공개하기도 했다. ‘스위트 드림스’는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진심을 담은 팝 알앤비 곡으로, 미국 R&B 가수 미구엘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제이홉은 휴대전화 플래시로 무대를 풍성하게 만든 아미에게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신곡에 집중해야 하는데 집중을 못 했다”며 “여러분들이 훨씬 아름답게 꾸며주셨다”고 했다. 신곡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전역하고 나서 어떤 음악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며 “사랑이란 감정이 단순한 건데 요즘 세상에는 그 감정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여러분을 향한 세레나데”라고 강조해 감동을 안겼다.
관전 포인트는 25개 리프트로 구성된 메인 무대, 고퀄리티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는 카메라 무빙의 스크린 영상이었다. 곡 콘셉트에 따라 리프트 형태 및 색부터 재생되는 영상까지 끊임없이 바뀌어, 아티스트가 얼마나 이 공연에 공을 들였는지 체감케 했다. 또 이에 따라 아미밤(응원봉) 불빛도 달라져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방화’를 부를 때 라이터를 켜거나, ‘데이드림(Daydream)’으로 넘어갈 때 리프트 중앙에 설치된 침대에 몸을 던지는 등 디테일한 퍼포먼스도 완성도를 높였다.

‘호프 월드(Hope World)’로 공식적인 공연을 마무리한 제이홉은 “공연을 오랜만에 해서 아미 여러분의 응원과 열기가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그대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모든 게 완벽했다”며 “아미가 최고”라고 열광적인 관객들을 다시 한번 치켜세웠다.
그간의 여정을 돌아보기도 했다. 제이홉은 “오늘이 ‘호프 월드’ 앨범 발매일이라고 하더라”며 “어렸을 때 만들었지만 절대 민망하다거나 후회하지 않는다. 다 피와 살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시절의 내가 순수하게 음악을 썼던 게 곡을 들어보면 느껴진다”며 “오랫동안 좋아해 주시고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제이홉은 이날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브루클린, 시카고, 멕시코 시티 등 북미를 비롯해 마닐라, 사이타마, 싱가포르 등 총 15개 도시에서 31회 공연을 진행한다. 이에 “오늘을 끝으로 투어를 떠난다.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잘 다녀오겠다”며 “공연장에 있을 때 제일 행복하다. 앞으로도 무대 위 좋은 희망이 되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앙코르곡은 ‘= (이퀄 사인)(= (equal sign))’, ‘퓨처(Future)’, ‘뉴런(NEURON)’이었다. 앙코르 무대 전에는 멤버 진이 스크린으로 깜짝 등장해 훈훈함을 더했다. 제이홉은 “무대에 있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며 “무대 위에서 앞으로 계속 노래하고 춤출 테니까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시고 사랑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