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연 아나운서 /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의료 기술과 신약 소식을 짚어보는 이노메디 시간입니다. 쿠키뉴스 박선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선혜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박선혜 기자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해 오셨나요?
박선혜 기자 / 유방암은 여성암 중 가장 흔하며,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입니다. 그중에서도 삼중음성유방암은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고,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 새로운 접근법이 절실한데요. 최근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가 등장하며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이노메디에서는 삼중음성유방암의 특징, 최신 치료제 그리고 치료 접근성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전 세계적으로 여성암 중 가장 흔한 유방암, 국내에서도 매년 환자가 증가하며 많은 여성들이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먼저 유방암이 어떤 질환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유방암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요?
박선혜 기자 / 네, 유방암은 유선(젖샘)과 유관(젖을 운반하는 관) 등 유방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합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진행되면 멍울이 만져지거나 유두 분비물, 피부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유방에서 비정상적인 세포가 증식하면서 암으로 발전하는 건데요. 그렇다면 유방암은 어떤 원인으로 발생하나요?
박선혜 기자 / 유방암의 원인은 정확히 한 가지로 특정할 수 없습니다. 유전적 요인,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노출, 생활 습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BRCA1, BRCA2 같은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늦은 출산, 비만, 음주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유방암이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검진과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해 보이네요. 유방암도 여러 종류로 나뉜다고 하죠?
박선혜 기자 / 맞습니다.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와 HER2, 세포 안 단백질(Ki-67) 발현 정도에 따라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그리고 호르몬과 HER2 모두 갖고 있지 않은 삼중음성유방암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유방암의 유형이 다르다면, 진단 과정에서도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박선혜 기자 / 네, 유방암 진단 과정에선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HER2 단백질의 발현 여부를 검사합니다. 이를 통해 호르몬 요법이나 HER2 표적 치료제의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또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시행해 유전적 위험도를 평가하며, BRCA 변이가 있을 땐 올라파립 같은 표적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유전자 검사를 통해 어떤 치료제가 효과적인지 판단할 수 있다는 거군요. 삼중음성유방암은 모든 유전자 검사가 음성으로 나온다고 하던데,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박선혜 기자 / 삼중음성유방암은 ER, PR, HER2 수용체가 모두 음성인 유방암을 의미합니다. 전체 유방암의 약 10~15%를 차지하며, 젊은 여성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호르몬 치료나 표적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고, 재발률도 높은 편이라는 점입니다. 또한 BRCA1 유전자 돌연변이와 관련이 깊으며, 일반적인 유방암보다 성장이 빠르고 공격적인 특징을 가집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재발도 더 잦다고요?
박선혜 기자 / 그렇습니다.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중 15~30%에 달하는 환자가 재발을 겪고 있는데요. 재발이 되면 뇌, 폐, 간과 같은 내장 기관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암이 뇌로 전이되면 두통, 울렁거림부터 시작해 상하지 마비, 의식 소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요. 이 경우 수술도 할 수 없고, 치료 방법이 더욱 제한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은 어떤 치료를 받아왔나요? 기존 치료법은 효과가 어땠나요?
박선혜 기자 / 삼중음성유방암은 호르몬 요법이나 표적 치료제가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오랫동안 세포독성항암제(화학항암제)가 주요 치료법으로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크고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유방암보다 공격적인 특성을 갖고 있어 항암 치료 후에도 재발 위험이 높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기존 항암제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거군요. 최근엔 삼중음성유방암 치료가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고 하던데요.
박선혜 기자 / 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와 ADC 치료제가 등장하며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약제가 ‘트로델비’와 ‘키트루다’인데요. 사시투주맙 고비테칸 성분의 트로델비는 ADC 계열의 치료제로, 암세포를 표적 삼아 직접 공격하는 방식으로 기존 항암제보다 정밀한 치료가 가능합니다. 펨브롤리주맙 성분의 키트루다는 면역항암제로,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 두 치료제는 기존 세포독성항암제보다 치료 효과가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트로델비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에서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효과가 입증되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에 희망이 생긴 것 같네요. 실제 임상 연구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더 알아보겠습니다.
박선혜 기자 / 임상 연구에서도 트로델비와 키트루다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먼저 트로델비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3상 연구에서 생존율 개선 효과가 입증됐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트로델비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OS)은 11.8개월, 반면 기존 세포독성항암제 치료군은 6.9개월로 트로델비 치료군이 2배 가까이 생존기간이 길었습니다. 무진행 생존기간(PFS)도 트로델비 치료군이 4.8개월, 기존 항암제 치료군은 1.7개월로 3배 이상 차이를 보였습니다. 또 키트루다는 KEYNOTE 522 연구에서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병리학적 완전관해율과 생존율을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사용했을 때 무사건 생존율 개선 효과가 확인됐으며, 5년 추적 연구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치료제들이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이 제공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소식인데요. 치료제 개발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들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박선혜 기자 / 네, 삼중음성유방암은 기존 치료법이 제한적인 만큼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제약사들도 후보물질 발굴부터 비임상, 임상 단계까지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요. 먼저, 코오롱제약과 에스트리온은 지난해 9월 삼중음성유방암 신약 후보물질 ‘AON-MB23’의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ON-MB23은 ANO1·EGFR 복합체를 표적으로 하는 저분자 화합물 치료제로,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습니다. 현재 전임상 독성시험을 준비 중이며, 202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섬유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에프엔씨티바이오텍은 삼중음성유방암의 진행과 전이를 촉진하는 ICAM-1 단백질을 겨냥한 중화항체를 개발 중입니다. 이 접근법은 향후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개발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군요. 하지만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박선혜 기자 / 맞습니다. 삼중음성유방암은 기존 치료법이 효과적이지 않은 만큼, 신약 개발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임상시험에서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항체치료제 파멥신은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했지만, 환자 모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임상시험을 취소했습니다. 또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도 삼중음성유방암 치료를 위한 ‘트루캅-파클리탁셀’ 병용 요법의 임상 3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실패를 겪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현재 개발된 치료제들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의 미래 전망은 어떤지 전문가 인터뷰 잠시 들어보고 다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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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면역항암제와 ADC 작용 기전은?
A. 면역항암제와 ADC는 기전이 완전히 다른 약제입니다. 면역항암제는 내 몸에 있는 백혈구를 활용하는데요. 백혈구는 균이나 세포 등 바깥에서 들어온 적을 공격해서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잖아요. 이 백혈구의 기능을 강화해서 백혈구가 밖에서 들어오는 균뿐만 아니라 체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들어주는 약제가 면역항암제입니다. ADC는 항체약물접합체라고 불리며, 단클론항체에 일반 세포독성항암제를 아주 작은 분자로 소량 결합해놓은 약제를 말합니다. 이 항체는 몸 속 암세포에 많이 발현돼 있는 특정 항원에 결합을 할 수 있어 세포독성항암제가 암세포만 골라서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하고 약물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게 해주는 약입니다.
최근에 단클론항체도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요. 아직은 조기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표준치료로 적용된 것은 없고, ADC가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에서 주로 쓰이는 영역은 현재까지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수준입니다. 최근에 등장한 트로델비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에 2차 이상 치료로 사용했을 때 기존 치료 시 1.7개월이었던 병의 무진행기간을 4.8개월까지 늘렸고요. 또 전체 생존기간도 1년 정도로 연장했습니다. 따라서 (트로델비는) 2차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의 2차 이상 표준 치료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트로델비 외에도 엔허투라는 약물이 삼중음성유방암 중 HER2 단백질 저발현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확인됐습니다. 이렇듯 최근 ADC 약제가 유방암 영역에서 삼중음성유방암뿐만 아니라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서도 좋은 효과를 입증 받아 활용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전이성을 제외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수술 전에 선행항암화학요법을 먼저 시행하는 등 완전 관해가 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약제와 ADC 약제를 비교한 임상시험이 현재 진행 중이고요.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조기 유방암 영역에서도 ADC가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주목받는 유방암 치료제는?
A. 국내에서 아직 허가를 받지는 않있지만 ADC 계열 ‘Dato-DXd’(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이라는 새로운 약물이 있습니다. 이 약제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을 포함한 조기 삼중음성유방암의 선행항암화학요법으로 임상시험 중입니다. 여러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기존 세포독성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향후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Q. 유방암 환자에게 필요한 정책은?
A. 현장에서 느끼는 아쉬운 점은 첫째 면역항암제나 ADC 모두 아직 비급여라는 점입니다. 비단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해외 신약의 수입 허가가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은 비교적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런 신약을 환자분이 조금 더 빠르게 쓸 수 있도록 허가 과정이 신속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고요. 허가된 약물 외에도 일부 환자에게는 국내에서 허가되지 않은 약제가 효과가 있을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 의사로서는 그 약물을 권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허가 초과 약제 사용이 자유롭지 않은 점도 아쉽습니다. 제도가 조금 더 유연화 되어서 환자분이 경제적인 어려움 외에 다른 제도적 난관으로 인해 약을 쓸 수 없는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Q. 전하고 싶은 말
A. 유방암이라고 하면 완치율이 높은 암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삼중음성유방암은 유방암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고요. 일부는 여전히 완치하기 어려운 삼중음성유방암을 앓고 계십니다. 삼중음성유방암으로 진단받았더라도 1~3기라면 완치될 확률이 높습니다. 병원에서 주치의와 함께 열심히 치료에 전념하셨으면 좋겠고요. 힘든 투병 기간, 값지고 의미 있는 마음으로 버텨내시길 바랍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안희경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셨는데요.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제들이 있지만, 높은 비용과 제한된 급여 적용으로 인해 치료받기 어려운 현실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현재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옵션이 얼마나 제공되고 있는지, 그리고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박선혜 기자 / 네,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은 1차 치료 후 재발하거나 전이되면 효과적인 2~3차 치료 옵션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트로델비가 새로운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지만, 고가의 약값과 건강보험 급여 적용 지연으로 환자들이 치료받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트로델비는 지난해 5월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았지만, 1년이 넘도록 급여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높은 약가 문제로 건강보험 등재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35개국에서 급여 적용이 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은 접근성이 높아지기를 고대하고 있겠군요.
박선혜 기자 / 환자단체들은 트로델비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촉구하는 국민청원과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도 트로델비의 효과가 입증된 만큼 급여화를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2월6일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트로델비의 급여 심사가 진행됐고, 심의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추후 건강보험 적용 범위와 약가 조정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빠른 시일 내에 급여화 논의가 마무리돼 환자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 이노메디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박선혜 기자, 감사합니다.
박선혜 기자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