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돌봄·경제 부담 가중

내년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돌봄·경제 부담 가중

환자 절반 이상 1인가구…건강 취약
가족 10명 중 4명 “경제적 부담 커”
복지부,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 수립

기사승인 2025-03-12 16:39:02
보건복지부 전경. 박효상 기자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내년 치매 환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추산이 나왔다. 또 치매 환자 가족 10명 중 4명은 돌봄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12일 발표한 ‘2023년 치매역학·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치매 환자 수의 비율은 9.25%로 2016년(9.5%)과 비교해 0.25%p(포인트) 감소했다. 치매 유병률이 소폭 줄어든 건 2020년부터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가 노년기에 진입하면서 65세 이상 인구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복지부의 분석이다. 또 노인들의 학력 수준이나 건강관리 상태가 좋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경도인지장애의 유병률은 6.17% 증가한 28.42%로 집계됐다. 치매 조기진단 활성화로 조기 진단이 가능해진 데다가 고령자들이 예전보다 치매 예방관리를 열심히 하면서 치매 진행 과정이 늦춰져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이 높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경도인지장애란 기억력과 언어능력 등이 저하됐지만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남아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번 조사를 토대로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를 활용한 결과, 치매 환자 수는 올해 97만명에서 내년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 2044년엔 2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예측치로는 2025년 108만명, 2040년 218만명이었는데 그 당시 전망보다는 증가 추세가 완만해졌다. 경도인지장애 진단자는 2025년 298만명, 2033년엔 400만명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2016년 예측치인 2025년 236만명, 2040년 403만명에 비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치매 환자 가구 중 절반 이상(52.6%)은 1인 가구였고, 중증도가 높은 가구에서 자녀동거 가구 비율(75.0%)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사회 환자 가족 중 45.8%는 돌봄에 대한 부담(매우 부담 12.9%, 부담 32.9%)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돌봄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물었을 때 지역사회와 시설·병원 치매 환자 가족 모두 경제적 부담(지역사회 38.3%, 시설·병원 41.3%)을 가장 많이 호소했다.

요양병원·시설에 들어가기 전 가족이 돌보는 기간은 27.3개월이었고, 돌봄 중단 사유로는 ‘24시간 돌봄 어려움’(27.2%), ‘증상 악화로 가족들 불편’(25%) 등이 있었다. 치매 환자 돌봄 전후 삶의 질과 관련해선 40%가량이 부정적 변화를 겪었다고 답했다. 특히 정신건강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이 50%를 넘었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환자가 지역사회에 있는 경우 1733만9000원, 시설·병원에 있는 경우 3138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치매 관리 및 치매 가족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경제적 비용 경감’이 1순위(40% 이상)로 꼽혔다. 치매가족휴가제, 연말정산 인적공제 등 치매 환자 가족 대상 정책에 대한 환자 가족들의 인지도는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었으나, 향후 이용 의향은 높게 나타났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지원 정책들을 강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치매 가족들의 돌봄 부담 경감을 위해 장기요양 재가 서비스를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돌봄 필요도가 높은 중증 수급자(1·2등급)의 재가급여 월 한도액은 시설입소자 월 한도액 수준으로 단계적 인상을 추진한다. 아울러 노인요양시설 등에 치매전담실을 확대하고. 보호자 긴급 상황 발생 시 돌봄 공백 지원을 위한 장기요양 가족휴가제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치매 유병률이 감소한 건 바람직한 결과이긴 하지만,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의 절대적인 수는 증가하기 때문에 치매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며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면서 돌봄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책들을 추가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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