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 “업무 중 화내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문경시, “업무 중 화내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 조성·업무 효율성 제고
신현국 시장 벌금 대상 1호, 5만원 부과

기사승인 2025-03-13 09:42:05
문경시 제공
“업무 중 화내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13일 문경시에 따르면 신현국 시장이 최근 한 사업설명회에서 직원에게 화를 냈다가 비서실 직원의 요구에 5만 원의 벌금을 냈다.

신 시장이 앞서 지난 1월 6일 올해 첫 확대 간부회의에서 ‘즐겁게 일하자’를 새해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며 “앞으로 업무를 보면서 화를 낼 때마다 벌금을 내기로 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문경시가 화내는 직원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즐겁게 일하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신 시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주인의식’과 ‘소신’을 바탕으로 책임감 있는 행정을 통해 시민들의 신뢰를 얻고, 직원 간 협업과 소통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벌금 부과 대상 1호의 영예(?)를 안은 신 시장은 “공무원들의 보수나 복지가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어서 직장 내 분위기가 직원 사기 진작이나 의사소통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대민 업무를 위한 즐거운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제안했는데 벌금 대상 1호가 된 것”이라고 껄껄 웃었다.    

이처럼 문경시가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더욱 행복한 일터 만들기에 나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경시 제공
문경시가 올해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내건 것은 ‘3F’다. 

‘주인의식을 더하고 스트레스는 비우고 자유로움은 가득히’라는 의미의 ‘Fun(즐겁게)’과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Fun(뻔하지 않게)’, 소통과 협력·칭찬과 격려·기다림이 있는 ‘Fun(편하게)’이다.

3F를 도입한 후 신 시장의 업무 스타일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부터 다소 부드러워지기 시작했고, 올해부터는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신 시장은 그동안 업무에서는 불도저를 연상케하는 추진력을 보이며 직원들을 다그치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안이 궁금하면 담당 부서장을 불러서 묻던 것을 지금은 해당 부서를 찾아가 관련 공무원에게 의견을 듣고 업무를 지시하고 있다. 

업무 절차가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왜곡될 소지를 없앤 것이다.

직장 분위기를 바꾸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상급자의 태도인 만큼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신 시장은 이와 함께 출퇴근 시간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며 업무 시간의 유연성도 강조했다. 

현장에서 민원을 해결하다 시간이 늦어지면 사무실에 복귀하지 않고 바로 퇴근하도록 했다.

징검다리 휴일에는 연차를 사용하는데 눈치를 보지 말라는 주문을 해 지난 설 연휴에 많은 직원들이 이용했다.

여기에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힐링 레저 프로그램과 심리 특강, 감정노동 스트레스 관리 등을 동비해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한 직원 55명을 대상으로 1박 2일 일정으로 마음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만족도에 따라 하반기에 추가 진행할 예정이다. 

여행은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새로운 문화를 만나는 기회가 제공되는 만큼 직원들의 해외 배낭여행 지원도 올해부터 50명에서 62명으로 확대하고, 대상 국가나 팀을 꾸리는 것은 직원 자율에 맡겼다.

신현국 시장이 웃으면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
이런 노력 덕분에 문경시의 회의 분위기도 확 달라졌다.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데 주저함이 많이 사라졌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딱딱했던 회의 분위기는 부드럽고 화기애애하게 변했다.

일부 간부회의는 서류 없이 차를 마시는 간담회와 같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됐다.

이런 까닭에 예전보다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면서 문제에 대한 대책이나 새로운 사업계획 구상이 쏟아지고 있다는 게 문경시의 설명이다. 

박연복 홍보전산과장은 “홍보전산과의 업무 특성상 직원들 간의 화합과 협력이 중요한 만큼 웃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출입구에 ‘스마일존’을 설치했다”며 “앞으로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웃음 가득한 업무 환경 조성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보전산과 직원들이 밝게 웃으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
홍보전산과 스마일존. 문경시 제공

문경=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
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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