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정종현 박사팀이 방사선을 이용해 난분해성 오염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균주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친환경적 오염물질 제거는 오염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 ‘락카아제'를 포함한 박테리아를 이용한다. 기존에는 락카아제를 직접 개량해 정화 효율을 높였지만, 개발과정이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구리이온 농도가 높을수록 락카아제가 활성화된다는 점에 주목, 구리이온으로 락카아제가 활성화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를 위해 락카아제를 가지고 있는 균주 ‘MBLB0692’의 구리이온 내성을 강화했다.
락카아제 활성을 위해서는 구리이온을 주입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균주는 구리이온이 많아지면 독성이 생겨 생장에 어려움을 겪는다. 균주의 구리이온 내성을 높이려면 균주에 존재하는 수십 개 유전자의 개량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방사선이 한 번에 여러 유전자를 변이시킬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감마선조사시설에서 방사선을 조사, 구리이온에 대한 내성을 높이는 기법을 설계했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미생물이 생장할 수 없는 농도 10mM 구리이온에서 생장이 가능한 균주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만든 새로운 균주는 락카아제 활성도가 기존보다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 균주의 락카아제 생성, 구리 흡수 및 배출 과정에 관련된 유전자가 활성화된 것을 확인했다. 이를 다양한 합성염료 분해 실험에 적용한 결과 대부분의 염료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분해했다.
연구팀은 향후 새로운 균주를 기반으로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것은 물론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등 유용한 기능성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균주를 추가로 개발해 자원순환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미생물 기반 친환경 기술은 미래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난분해성 유해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해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