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전북 군산과 부안, 고창, 전남 영광, 목포를 잇는 서해안철도를 신설하자는 제안이 공론화됐다. 한반도 U자형 국가철도망의 마지막 단절 구간이다. 전북·전남 정치권과 서해안권 자치단체 8곳이 최근 국회에서 ‘서해안 철도 건설 정책포럼’을 갖고 신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우리나라의 철도교통망은 기본적으로 한반도 U자형 국가기간 교통망과 남북 종단 교통망, 동서 횡단 교통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중 한반도 U자형 국가기간 교통망은 동해안선, 남해안선, 서해안선 등 크게 3가지로 구성돼 있고 동해안선은 강릉∼부산, 남해안선은 부산∼목포, 서해안선은 목포∼고양을 연결해 남한 국토를 U자형으로 감싸는 모양이다.
남북 종단 교통망은 서울을 기점으로 부산과 목포 등으로 연결되고 중부 내륙 교통망을 더해 남한을 남북으로 연결하고 있으며, 동서 횡단 교통망을 서울과 강릉 등 수도권과 강원도, 강원과 경상의 동해중부선권, 부산~목포, 또 특별법이 제정되어 추진하고 있는 광주~대구 철도망 등이 있으나 전북을 통과하는 동서 횡단 교통망은 허구 세월이다.
결국 전북은 오지 아닌 ‘교통 오지’로 호남선과 전라선 외에는 갈수록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번 서해안 철도 신설 추진은 너무 늦은 감은 있지만 상당한 의미가 있고, 새만금 개발에 맞춰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성사돼야 할 과제다.
김진희 교수(연세대)는 포럼에서 U자형 해안철도가 수도권과 목포를 한 번에 연결하지 못하고 군산에서부터 단절되면서 서해안 남북 철도는 아직 미완성 상태라고 전제하고 “서해안권은 산업·문화·관광 분야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 간 연결성 강화가 필요하다”며 “전북과 전남을 넘어 우리나라 대규모 국가사업 성공을 위한 효율적 철도교통체계 구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토교통부가 수립하는 서해안권 종합발전계획이 있음에도 서해안철도가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매번 배제되면서 제대로 된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도 지적하고 서해안 남북 철도축 완성이 환황해권 육성을 촉진하고, 여객·화물 수송 효율화, 서해안고속도로의 교통량 분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 본부장(한국교통연구원)도 “서해안철도가 개통되면 군산~목포 구간 이동 시간은 79분이나 단축되고, 서해선과 장항선과의 연계를 통해 인천에서 목포까지 최단거리 이동이 가능해진다”며 “이는 지역 간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해안철도는 경기도 고양시 대곡역에서 시작돼 장항 등 충청권을 거쳐 새만금을 통과해 목포에 이르는 철도망으로 단절된 구간이 연결되면 수도권과 서해안이 하나의 철도망으로 묶이고, 서해안 경제벨트도 완성된다. 군산~목포 구간은 총연장 110km 규모로 총사업비는 약 4조 8000억원이 소요된다.
서해안철도 군산~목포 구간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에서 추가 검토사업에 반영됐을 뿐 최종 확정이 미뤄져 사실상 반영되기 어려워졌고, 올해 하반기에 확정·고시할 예정인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에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정부가 서해안철도 구축에 소극적일 경우는 ‘서해안 철도 특별법’을 제정해 정면 돌파하는 것도 방법이다. 부산 가덕도공항·대구~광주 달빛내륙철도 등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추진되는 사례가 이미 있다. 또 의원 12명은 지난달 철도 불모지인 전북·남 서해안 지역 철도와 관광을 접목해 서해안철도 관광시대를 여는 ‘서해안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한 상태다.
올해 1월에는 ‘삼척~포항 고속철도’ 등 부산∼삼척∼강릉 구간 철길이 이어졌고, 서해안 철도망은 지난달 서해선(홍성~서화성)과 장항선(신창~홍성), 포승-평택선(안중~평택) 등 3개 구간 노선이 동시에 개통했다. 정부는 “서해안철도 시대가 활짝 열렸다”고 선언했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호남지역은 완전히 소외돼 있다.
그동안 전남은 무안공항을 건설하고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를 건설하는 소위 ‘J프로젝트’에 치중했고, 전북은 독자 개발을 내세우며 동부권 개발을 추진하는 등 서해안철도는 후순위로 밀렸다. 또 유성엽 전 의원 등 일부 국회의원들이 조기 건설을 주장했으나, 지자체 등 지역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036년 올림픽 개최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새만금공항이 이전에 건설돼야 하겠지만 전 세계에서 몰려오는 방문객을 맞기 위해서는 인천공항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교통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한 후 국가 예산 편성과 함께 즉각 공사에 착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호남 지자체와 정치권이 하나가 되어 정부를 설득하고, 국회 국토교통위 등 중앙 정치인을 우군으로 확보해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