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들병원 ‘24시간 진료’ 가동…야간 경증 소아환자 담당

우리아이들병원 ‘24시간 진료’ 가동…야간 경증 소아환자 담당

4월부터 ‘친구클리닉’ 운영
병원별 인력 30명씩 추가 채용
“소아 의료체계 쇄신 위한 대안”

기사승인 2025-03-26 12:40:21
우리아이들병원 전경.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제공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이 다음달 ‘친구클리닉’을 개소하고 24시간 경증 소아환자의 야간진료를 운영한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은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친구클리닉 운영 계획을 설명했다. 재단은 서울 구로와 성북에서 우리아이들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정성관 재단 이사장은 “낮은 수가와 출산율 저하로 인해 소아청소년 진료 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이지만 사명감을 갖고 24시간 진료체계를 구축해 소아의료 공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소아의료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평일 자정까지만 운영하고 휴일과 공휴일엔 오후 6시에 진료가 종료되는 한계가 있다. 경증 소아 응급환자를 24시간 전담하는 의료기관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며, 응급실 과밀화 현상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재단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야간 진료 전담 클리닉을 운영해 경증 소아청소년 환자를 볼 계획이다. 친구클리닉에선 △소아청소년과 진료 △IV(주사 및 채혈 등 정맥 내 처치) △혈액검사 △소변검사 △X-ray(엑스레이) △초음파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심전도 검사 등 진료를 제공한다. 중증 소아환자의 경우 보건복지부 소아 지역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상급종합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로 전원과 이송을 지원한다.

재단은 친구클리닉의 운영을 위해 병원별 전담 인력을 30명씩 추가 채용했다. 당직 의사를 포함해 전문의 2명을 진료에 투입한다. 정 이사장은 “달빛어린이병원이 운영되지 않는 취약 시간대에 심야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소아 의료체계를 쇄신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경련이 아닌 이상 밤에 열이 난다고 해서 응급실을 갈 필요는 없다”며 “경증 소아환자를 친구클리닉이 맡으면 소아전문응급센터들이 제 기능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아이들병원은 입원실을 운영하고 있어 상태를 지켜봐야 하는 소아환자를 수용할 수 있다. 백정현 구로우리아이들병원장은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입원도 가능하다”면서 “병원에서 불가능한 수술이 있거나 초응급 상황일 경우엔 지역 병원 협력체계를 통해 상급병원으로 신속하게 전원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제공

문제는 운영 부담이다. 관련 수가나 지원정책 없이 출발하면서 매달 적자가 불가피하다. 24시간 야간진료가 원활하게 가동되기 위해선 의사는 물론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간호사, 행정 인력, 보안 인력까지 전부 움직여야 하는 만큼 상당한 인건비 지출이 예상된다. 

정 이사장은 “병원 운영만 생각했다면 정부와 협의해 수가부터 만들고 나서 시작했을 것”이라며 “의정갈등 속 의료현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 진료체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다음달부터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원 환자를 30명, 50명, 70명으로 시뮬레이션 해봤지만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친구클리닉 운영은) 미래를 위한 투자인 셈”이라며 “내원 환자 수, 만족도, 의료전달체계 영향 등 성과를 보여주면서 정부와 대화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재단은 야간과 공휴일 소아 진료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필수특화기능 지원사업’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19일 2차 의료개혁 실행방안을 발표하고 의료기관이 필수진료에 특화된 전문성을 갖추고 24시간 진료 등 필수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경우에 가칭 ‘필수특화 기능 보상’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간 약 1000억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할 방침이다. 암, 응급, 감염병 등 법률로 지정된 특화 기능을 수행하면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성과 보상을 지원한다. 화상, 수지접합, 소아, 분만 등 특화 필수진료에 대한 비용 지원도 강화한다.

정 이사장은 “전일 운영되는 달빛어린이병원의 경우 자정 이후 야간진료 관리료가 제한적으로 인정되고 있다”면서 “향후 야간진료 관리료가 확대되고 24시간 진료기관에 대한 운영지원금이 마련돼 소아환자들이 야간과 새벽 시간대에도 안정적으로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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