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북 산불 피해 눈덩이처럼 불어나

최악의 경북 산불 피해 눈덩이처럼 불어나

피해면적 4만5170㏊, 여의도 156배
사망 26명·주민대피 3만4816명
주택 3369동·농작물 558㏊ 불타
사찰·불상 등 문화재 25개소 소실

기사승인 2025-03-30 11:17:37
소방대원들이 의성군 금봉산 자연휴양림 정상 9부능선 인근에서 야간 잔불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지난 9일간 경북 북부 지역을 강타한 대형산불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경북 북부 5개 지역을 강타한 이번 산불은 여의도 면적 156배인 4만5170㏊의 피해를 입힌 후 지난 28일 오후 5시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께 의성군 안평면 일원에서 산불이 발생한지 149시간여 만이며, 현재 3421명의 진화인력을 투입해 잔불을 정리 중이다.

이처럼 이번 산불이 역대 최악으로 기록되면서 피해 규모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나고 있다. 

30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영덕 9명, 영양 7명, 안동과 청송 각 4명, 의성 2명 등 2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에 대한 합동분향소는 옛 안동역 앞마당, 의성 청소년문화의집 다목적 강당, 청송보건의료원 주차장, 영양군청 앞마당에 설치해 운영 중이다.

다만 9명으로 최대 희생자가 발생한 영덕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분양소를 설치하지 않았다.

주민들의 삶의 안식처인 주택은 안동 1092동, 의성 292동, 청송 625동, 영양 110동, 영덕 1246동 등 총 3369동이 전소 또는 반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주민 3만4816명이 대피했으며, 이 중 3773명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문화재는 고운사를 비롯해 사찰 5개소(안동 2, 의성 2, 청송 1), 불상 2개(의성 2개), 정자 2동(안동 1, 청송 1개), 고택 12동(안동 6, 청송 6개) 등 총 25개소가 소실됐다.

다행히 미스터 션사인 촬영지로 유명한 안동 만휴정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다녀간  하회마을, 병상서원 등은 이번 산불에서 지켜냈다. 

이번 산불로 농작물 558ha, 시설하우스 281동, 축사 51동, 농기계 1369대, 농산물 유통가공 공장 7개와 축산창고 6동이 불에 탔다.

가축피해는 한우 13마리, 돼지 2만4470마리, 닭 5만여마리(안동)가 폐사됐으며, 양봉 460통이 소실됐다.

영덕에선 노물항의 어선 19척과 인양크레인 1대, 양식장 6개 중 2개가 전소됐고, 수산물 가공업체 공장 1개소도 화마가 삼켰다.

또 은어양식장은 단전으로 은어 50만 마리가 폐사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상·하수도 시설은 43개소(안동 22, 의성 4, 청송 9, 영양 3, 영덕 5개)가 피해를 입었고, 현재 41개소가 복구 완료됐다.

이번 산불로 6개 시군 31개 지역의 무선 중계기 1528개가 불에 탔으며, 현재 1320개소(86%)가 복구됐다.

유선전화와 인터넷은 1민2573대가 피해를 입은 가운데  현재 1만1983대(95%)가 복구된 상황이다. 

초고압 송전선로 7개 구간 중 1개 구간이 차단됐으나 현재 모두 정상 운영되고 있다.

산불피해 극복을 위한 온정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의성군 23개 단체는 위문품과 구호키트 150세트 등 22종의 위문품을 지원했고, 경기도 화성시는 물품‧인력 등 적극 지원 의사를 전달했다.

경북공동모금회도 1억원 상당의 이재민 물품을 지원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재해구호기금 2억원을 전달하며 피해주민을 위로했고, 대구 경북의사회는 KF94 마스크 3만장, 질병관리청도 N95마스크 7000장을 지원하며 산불피해 조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현재까지 각계각층에서 전달된 기부금은 총 14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원형복구 방식을 넘어 이상기후에 의한 재난에 대비한 미래형 개선복구 대책을 만들 것”이라며 “피해 지역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
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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