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폐렴구균 15가·20가, 둘 중 선택한다면…“NIP·면역원성 검토해야”

소아 폐렴구균 15가·20가, 둘 중 선택한다면…“NIP·면역원성 검토해야”

기사승인 2025-04-01 18:23:13
박수은 양산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박스뉴반스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폐렴구균 접종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박선혜 기자


새로운 소아 폐렴구균 백신이 등장하며 예방접종의 선택지가 넓어진 가운데, 전문가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 시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도입 여부와 면역원성 효과 등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수은 양산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박스뉴반스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은 다른 감염병에 비해 1세 미만 소아의 발병률이 높다”며 “아목실린, 세파탁심과 같은 항생제의 내성이 증가하고 있어 폐렴구균의 예방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한 연구에 따르면 5세 미만 소아에서 발생하는 전체 IPD 사례의 절반이 생후 첫 해에 발생한다. 특히 폐렴구균성 뇌수막염은 소아 환자 3분의 2가 생후 첫 해에 발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렴구균성 수막염에 걸린 어린이의 약 3분의 1은 이 질환으로 사망하며, 사망하지 않더라도 신경학적 후유증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 질환이 발병하기 전에 시기를 놓치지 않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생후 1년 이내에 충분한 면역원성을 확보해야 한다.

박 교수는 “최근 더 많은 혈청형을 포함한 백신이 개발되면서 영유아 대상 폐렴구균 백신의 선택지가 넓어졌다”며 “13가, 15가, 23가에 이어 20가 혈청형 백신도 출시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한국MSD의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PCV) ‘박스뉴반스’가 지난해 4월부터 NIP에 도입돼 영유아와 소아가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박스뉴반스는 15개의 혈청형을 가지고 있으며, 기존 13개 혈청형이 포함된 백신 PCV13(상품명 프리베나13)에서 혈청형 22F와 33F를 추가했다. 한국MSD에 따르면, 박스뉴반스는 백신에 포함된 15개 모든 혈청형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면역원성 기준치를 충족했다. 또한 13가 백신과 교차접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국내에 도입된 한국화이자제약의 ‘프리베나20’(PCV20)은 가장 많은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다. 기존 15가 백신보다 혈청형이 5가지 더 많으며, 국내 소아청소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혈청형(67균주) 중 가장 빈번한 10A와 15B를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20가 백신은 아직 NIP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현재 정부와 논의 중이다.

박 교수는 “15가와 20가 백신 중 어느 것이 좋은 선택인지는 아직 알기 어렵다”며 “20가 백신이 더 넓은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지만, 기존 15가 백신이 보유한 면역원성과 동일한 효과를 갖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20가 백신 접종에 대한 효과 데이터가 나오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20가 백신이 NIP에 포함되지 않아 접근성이 제한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향후 백신의 효과 검증을 위해 폐렴구균 혈청형 감시사업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침습성 세균 감염의 유병률을 파악할 수 있는 연구가 부족하다”며 “20가 백신이 NIP로 도입된다면, 정부는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감시 체계를 강화해 폐렴구균 질환의 감소 여부와 새로운 문제 발생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MSD는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맞춤형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나의 백신으로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기보다는 영유아용, 소아용, 성인용 등으로 접종 대상을 나누어 각 연령에 맞는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재용 한국MSD 백신사업부 전무는 “폐렴구균 시장은 다수의 기업이 진입하면서 그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MSD는 연령별로 유행하는 혈청형에 맞는 백신을 공급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MSD는 폐렴구균 21가 백신 ‘캡백시브’를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받았다. 이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폐렴구균 백신으로, 올해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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