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을 위해 속도를 낸다. 글로벌 제약사와 손잡고 본격적인 영업·마케팅에 나서며 시장 입지를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피즈치바’(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미국 출시를 시작으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성분명 에쿨리주맙)까지 2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앞서 레미케이드, 휴미라, 허셉틴,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 출시한 바 있으며,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조5377억원 규모의 매출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외에서 여러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해외 시장 판권을 보유한 파트너사로부터 대규모 ‘마일스톤’ 수익을 실현했다. 올해는 마일스톤에 대한 기대가 낮은 만큼 미국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실적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히 피즈치바의 성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피즈치바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스텔라라는 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에 사용한다. 인터루킨(IL)-12, IL-23의 활성을 억제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피즈치바는 미국 매출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다. 10조원 규모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25일 스위스 제약사 산도스와 협약을 맺고 피즈치바의 미국 내 공동 영업 및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산도스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선도 기업으로, 지난해 7월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피즈치바의 유럽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피즈치바는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점유율 42%로 1위에 올라서며, 20개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산도스의 유럽 내 판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선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피스클리의 미국 시장 진출도 주목받고 있다. 에피스클리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솔리리스는 미국 제약사 알렉시온이 개발한 희귀질환 치료제로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전신성 중증 근무력증(MG) 등에 쓴다. 솔리리스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약 3조8000억원이며, 이 중 약 2조2000억원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에피스클리는 이스라엘의 제약사인 테바와 공동 판매를 진행한다. 솔리리스의 도매가격 대비 30% 낮은 가격으로 출시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에피스클리의 유럽과 한국 판매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직접 담당했으며 독일, 이탈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미국 의약품 시장의 경우 유럽처럼 입찰 방식으로 병원에 도입되는 것이 아닌 민간보험 중심의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어 더 많은 영업·마케팅 자원이 필요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인력을 확충하는 차원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 나타난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긍정적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약 개발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급성 췌장염 치료 후보물질인 ‘SB26’은 2017년 일본 제약사 다케다와 공동 연구를 시작해,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완료했다. 임상 2상은 아직 계획 단계에 있으며, 회사 측은 다양한 전략을 검토 중이다. 또 인투셀과 함께 항체약물접합체(ADC)를 활용한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유전자 치료제(CGT) 후보물질 등 새로운 바이오 의약품 플랫폼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