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폭탄에 가격 올린 마이크론…국내 업계는 “선제조치 없다”

美 관세 폭탄에 가격 올린 마이크론…국내 업계는 “선제조치 없다”

-트럼프 대통령, 중국 제외한 모든 국가 상호관세 90일 유예
-마이크론, 관세 여파로 메모리 모듈, SSD 요금 인상
-반도체 업계 “삼성‧SK, 마이크론 결정에 흔들리지 않을 것”

기사승인 2025-04-10 16:37:06 업데이트 2025-04-10 18:05: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관세 부담을 고객사에게 전가하는 정책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관세 영향권에 있지만 선제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라 밝혀 향후 경영 전략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고 10% 기본 관세만 부과하겠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중국에 대한 관세는 104%에서 125%로 21%p 올리며 미중 관세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3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은 선제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론이 9일(현지시간)부터 메모리 모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대한 요금 인상 계획을 최근 고객사에게 통보했다고 알려졌다. 마이크론이 보낸 서한에는 반도체의 경우 면세 적용을 받으나 해당 제품들은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로 꼽았다.

마이크론의 해외 제조 공장은 중국, 대만,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몰려있으며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온다. 다른 국가는 상호관세가 유예됐으나 중국 관세로 인해 부담감은 여전하다. 마이크론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아이다호주와 뉴욕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지만 생산은 내년 하반기 예정이다.

국내 기업도 중국 관세 영향권에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쑤저우에 반도체 후공정 공장이 있고,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다롄에 낸드플래시, 충칭에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운영 중이다.

마이크론의 이번 결정은 관세 부과에 따라 비용 증가를 고객사에게 전가하는 셈이다. 다만 해당 보도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선택이 향후 반도체에 부과될 관세에 대비한 경영 전략이란 관측도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현재 미국의 관세로 인해 자국 내 빅테크 기업들도 손해가 불가피하며 반도체 등과 관련된 제품들의 가격을 재협상해야하는 상황이 찾아올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처럼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은 관세와 관련된 제품의 가격 협상에서 고객사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한 것”이라며 설명했다.

미국 관세에 대한 후폭풍은 미국 내 기업에도 불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미국 관세 부담을 상쇄하고자 전 세계 아이폰 가격을 6%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은 앞서 비행기 5대를 동원해 중국과 인도에서 아이폰을 대거 수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의 관세에 따른 추가 요금 부과 결정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상호관세 조치의 협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결정이 국내 반도체 기업에게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같은 계열이라 같이 묶어서 보는 시선은 있으나 서로 상황이 다르며 정부에서도 관세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지켜보고 있는 중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현재 한국을 포함 상호관세가 높은 국가들은 미국과 협상을 나설 계획이기에 향후 관세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가격 인상은 고객사와 밀접한 문제이기도 해 양사는 선제적인 조치 없이 유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으로 들었다”라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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