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행진, 소아부터 막아야”…질병청, ‘눈높이 교육’ 전개

“알레르기 행진, 소아부터 막아야”…질병청, ‘눈높이 교육’ 전개

전국 11개 아토피·천식교육정보센터, 과학적 기반 교육·상담 제공
‘아토피·천식 안심학교’ 운영 뒷받침…3967개 학교 참여
“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 접목 통해 알레르기 걱정 없는 사회 조성”

기사승인 2025-04-11 12:00:04 업데이트 2025-04-11 13:44:09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10일 오송 청사의 어린이집을 찾아 알레르기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제공

질병관리청이 지역사회 알레르기질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천식·아토피 예방 대책의 일환으로 ‘안심학교’를 적극 운영 중이다. 소아부터 청소년까지 맞춤형 교육을 지원한다.

질병관리청은 세계 보건의 날을 기념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을 ‘제1회 질병 예방·관리 주간’으로 지정하고, ‘일상에서 국민 건강을 지키고 모두가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질병청과의 건강한 동행’을 주제로 여러 행사를 추진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10일 오송 청사에 위치한 어린이집을 방문해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질환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직접 진행했다. 지 청장은 “알레르기질환은 어릴 때부터 인지하고 예방·관리를 위한 생활 습관을 익히는 것이 중요한 만큼 연령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 접목을 통해 알레르기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충북아토피·천식교육정보센터의 강사들은 어린이집으로 파견을 나와 5~6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아토피 피부염, 식품 알레르기 예방 교육을 가졌다.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상을 함께 시청하고, 알아야둬야 할 질환 관련 내용을 동요로 만들어 불렀다.

다양한 게임을 이어가며 교육 참여도를 높이기도 했다. 지 청장은 ‘꽃가루가 날리는 날엔 실내 놀이가 좋을까’,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가려우면 바로 긁어도 될까’, ‘목욕 후 즉시 보습제를 발라야 할까’ 등 일상 속 혼동하기 쉬운 사례를 질문으로 펼치며 시선을 모았다. 어린이들은 적극적으로 대답하고 몰입하면서 생활 속 실천사항을 하나하나 습득했다. 

충북아토피·천식교육정보센터의 강사는 융판 교구로 정교하게 제작한 그림들을 활용해 알레르기 증상을 다시 한 번 짚으면서 주의해야 할 식품을 안내했다.질병관리청 제공

식품 알레르기 영상 이론 교육 중엔 ‘땅콩을 먹으면’이라는 제목의 콘텐츠에서 땅콩 알레르기를 앓는 귀여운 캐릭터가 나와 어린이들을 마주했고, 땅콩을 먹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친근하게 풀어냈다. 

이어 융판 교구로 정교하게 제작한 그림들을 활용해 알레르기 증상을 다시 한 번 짚으면서 주의해야 할 식품을 안내했다. 어린이들은 자신에게 알레르기가 있는지 스스로 알아보는 시간도 가지며 친구와 선생님에게 질환에 대해 알릴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교육을 받고 익힌 내용은 친구들끼리 서로 설명하며 되새겼다. 마지막에는 교육 수료 상장을 나눠주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했고, 알레르기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했다. 

알레르기질환은 소아기 때 치료가 지연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성인기 질환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 삶의 질과 학습 능력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 연령에 따라 각기 다른 알레르기질환이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행진’을 예방하기 위해선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인식과 예방·관리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행진이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아기에 단계적으로 발생하는 알레르기질환의 흐름을 말한다. 영아기에 생긴 아토피 피부염이나 식품 알레르기는 학령전기에 천식을 일으키고, 학령기엔 알레르기 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청은 지난 2007년 5월 천식·아토피질환 예방·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한 이후 과학적 기반의 교육 및 상담을 제공하고자 아토피·천식교육정보센터를 설치했다. 센터는 지역사회 알레르기질환 교육 전문기관으로, 예방·관리를 위한 체계적 교육과 정보를 내놓고 있다. 2008년 서울특별시를 시작으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현재 11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센터의 핵심사업 중 하나가 아토피·천식 안심학교의 운영을 뒷받침하는 일이다. 안심학교는 알레르기질환으로 인한 학생의 학습 능력 및 삶의 질 저하를 방지하고,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학교 중심’ 프로그램이다. 센터는 사업에 참여한 학교의 알레르기질환 학생을 파악하고 관리하며 교내 응급체계 마련, 교육 및 상담, 교내 환경 정리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안심학교는 2008년부터 정식 운영됐으며, 점차 참여 학교가 늘어 지난해 기준 총 3967곳이 함께하고 있다. 교육 효과는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 후 알레르기질환에 대한 관리 및 대처방법 등에 대한 인지도가 향상됐다. 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 비염, 식품 알레르기, 아낙필라시스 등 5개 질환에 대한 인지도는 약 9% 증가했다. 만족도도 높다. 교육 대상자, 전문상담 수혜자 등에게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95%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한다고 답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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