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불닭’ 신화 이을까…오리온 ‘초코파이’ 매출 5조 목표

K-푸드 ‘불닭’ 신화 이을까…오리온 ‘초코파이’ 매출 5조 목표

오리온, 글로벌 생산 물량 확장 나서…매출 5조·영업익 1조원 목표
1990년대부터 해외 공략…대표제품 ‘초코파이’ 지난해 40억개 팔려
투자업계, “오리온 매출 성장률 등 해외 경쟁력 높아질 것”

기사승인 2025-04-16 18:11:17
러시아 소비자가 오리온 러시아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고르고 있다. 오리온 제공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오리온이 현지화에 성공한 원조 K-푸드 ‘초코파이情(정)’ 등의 글로벌 생산 물량을 확장하며 매출 5조원·영업이익 1조원 도약을 위한 발판을 구축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리온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1043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4% 증가한 5436억원을 달성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7.5%로, 지난 2022년 기준 식료품업종의 평균 영업이익률(3.1%)에 비해서도 높게 나타났다.

오리온이 이처럼 해외에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발빠른 해외 공략과 제품 현지화 덕분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오리온의 대표 제품은 초코파이는 지난 1974년 출시 이후 50년간 누적 판매량이 500억개를 넘었다. 누적 매출은 8조원을 넘는다.

이중 해외 매출은 5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약 67%를 차지한다. 특히 1990년대부터 시작한 해외 진출로 러시아에서는 초코파이가 국민간식으로 불리는 등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앞선 원조 ‘K푸드’로 평가된다. 지난해만 해도 초코파이는 글로벌 판매량 40억개 이상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초코파이는 전 세계 60여개 국가에서 총 24종이 판매되고 있다.

오리온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베트남·러시아·인도에서 현지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전 세계 초코파이 판매량의 40%에 해당하는 16억개가 판매될 만큼 수요가 높다는 평가다.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잼을 활용한 제품 등 12종의 초코파이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내 공장가동률은 120%를 넘어서고 있음에도 초코파이 공급량이 부족해 현지 공장인 ‘트베리 공장’ 내 2400억웍을 투자해 새로운 공장동을 건설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파이, 비스킷, 스낵, 젤리 등 16개 생산라인이 증설되며, 투자가 마무리되면 연간 총 생산량은 현재의 2배인 75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베트남에서도 현지 파이 시장점유율 1위로, 제사상에도 올라가는 등 국민간식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법인은 매년 고신장을 거듭하면서 지난해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오리온은 베트남이 성장잠재력이 큰 만큼 올 하반기 하노이 옌퐁공장 내 신공장동을 완공하고 쌀스낵, 파이, 젤리 등의 생산라인을 확대해 총 1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인도에서도 현지인이 가장 선호하는 딸기와 과일 소비량 1위인 망고를 접목한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는 등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있다.

오리온 측은 “오리온 초코파이는 독보적인 제품력으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오리온이 글로벌 식품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수십 년간 쌓아온 글로벌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국가별 문화와 트렌드에 발맞춘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현지화 전략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리온은 이 같은 분위기를 몰아 글로벌 생산량 확대를 위한 투자에 나섰다. 전날 이사회에서 충청북도 진천군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생산·포장·물류 통합센터 구축에 4600억원을 투자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토지에 683억원, 건물 2797억원, 기계장치 1120억원 등이다. 오리온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중순 착공을 시작한다. 진천 생산공장이 완공되면 국내 생산능력은 최대 2조3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베트남 법인에 투자액까지 합하면 총 8300억원을 글로벌 시장 확대에 투자하는 셈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오리온의 매출 성장률 등 해외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우정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오리온 중국 법인은 이달부터 간식점 등 성장 채널 중심 성장 가속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간식점 채널은 상대적으로 고마진 채널로 믹스 개선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베트남 법인은 이달부터 경쟁사 재고 소진 완료에 따라 매출 정상화가 전망되며,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제품 경쟁력이 강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이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 법인의 높은 외형 성장률에 주목해야 하며, 중국 법인 또한 지난해까지 이루어진 영업망 교체 효과로 매출 개선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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