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타깃 편두통 경구용 치료제인 ‘너텍’이 허가되면서 국내 편두통 치료제 시장 경쟁이 한층 과열될 전망이다. 치료 옵션이 다양화되면서 환자 선택권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의 경구용 CGRP 수용체 길항제 ‘너텍구강붕해정75밀리그램(성분명 리메제판트황산염수화물)’이 국내 허가를 받았다. 적응증은 편두통 급성치료, 삽화성 편두통 예방 등을 획득했다.
국내에서 급성기 치료와 예방 치료 모두에서 쓸 수 있는 특이적 치료제는 너텍이 유일하다. 너텍은 급성 편두통 환자의 통증을 1시간 안에 정상으로 회복시켜 48시간까지 효능이 지속된다. 물 없이 혀 밑에서 녹여 먹는 붕해정으로 복용 편의성이 높다. 화이자는 지난 2022년 5월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헤븐’을 116억달러에 인수해, 너텍의 권리를 확보한 바 있다.
편두통은 일상생활에 불편한 두통과 위장관 증상을 동반한 경우로, 한 번 발병하면 4~72시간 지속된다. 편두통이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뇌혈관을 확장시키는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CGRP와 그 수용체가 결합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CGRP 표적 약의 치료 기전이다.
현재 국내에 도입된 CGRP 표적 치료제는 CGRP 단클론항체(mAb) ‘앰겔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 한국릴리), ‘아조비’(성분명 프레마네주맙, 한독테바)와 CGRP 수용체 길항제 ‘아큅타’(성분명 아토제판트, 한국애브비)가 있다. 한국릴리의 앰겔러티와 한독테바의 아조비는 피하주사제이며, 한국애브비의 아큅타는 경구제다. 경구제인 화이자의 너텍까지 허가를 받으면서 임상현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대한두통학회 회장인 주민경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임상현장에서 CGRP 표적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너텍이 출시되면서 편두통 치료제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큅타는 매일 복용하는 약이고, 너텍은 이틀에 한 번 복용하는 약으로, 비용 측면에서 차이가 있어 출시 이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치료 옵션이 다양화되면서 환자의 선호도 차이에 따라 투여할 수 있게 됐다”면서 “주사제는 투여 방식이 불편하지만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경구제는 거부감이 적은 대신 속이 메슥거리거나 어지러움, 졸림, 체중 감소 등 부작용이 비교적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