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용장애 도입, 반대 이유는”…민주당 게임특위 토론회 개최 [쿠키 현장]

“게임이용장애 도입, 반대 이유는”…민주당 게임특위 토론회 개최 [쿠키 현장]

28일 국회의사당서 토론회 개최
이용자 낙인 효과, 산업 위축 등 우려
“의견 검토해 대선 공약 반영 위해 노력할 것”

기사승인 2025-04-28 16:48:00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가 2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 정책위원회 회의실에서 ‘게임이용장애 도입, 왜 반대하는가’ 토론회를 열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유채리 기자

게임이용장애 도입과 관련해 학계와 산업계 등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들은 게임 이용자에 대한 낙인 효과, 게임이용장애 실체에 대한 의문, 산업 위축을 근거로 다각도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게임특위)가 2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 정책위원회 회의실에서 ‘게임이용장애 도입, 왜 반대하는가’ 토론회를 열었다. 강유정, 전용기,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희두 게임특위 위원장이 참석했다. 이장주, 김정태 게임특위 부위원장 등도 함께했다.

이날 토론회는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듣고, 게임산업 및 문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 의원은 “게임이용장애에 대해 실체적으로 밝혀진 부분이 없는 상황에서 질병으로 규정한다면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토론회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게임을 단순히 아이들이 즐기는 미성숙한 오락 문화 혹은 문화로 자리 잡지 못한 놀이 정도로만 인식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게임이용장애가 도입되고 나면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위기의식을 갖고 토론회를 열게 됐다. 오늘 토론 내용을 신중히 검토해 향후 대통령 선거 공약 과정에 충실히 반영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가 2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 정책위원회 회의실에서 ‘게임이용장애 도입, 왜 반대하는가’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유채리 기자

게임이용장애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게임 과몰입, 게임중독문제가 청소년 문제로 사회적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논의가 이뤄지게 됐다. 이후 2014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을 만들기 위한 논의에서 게임이용장애 포함을 검토하기 시작하며 질병으로서의 게임 이용에 대한 의논이 시작됐다. WHO는 2019년 ICD-11에 게임이용장애를 공식 질병으로 도입했다.

국내 표준질병코드(KCD)가 ICD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국내 도입 여부에도 관심이 쏠려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게임이용장애 도입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식재산권(IP) 세계관 콘텐츠를 제작하는 메제웍스 김동은 대표는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K-콘텐츠의 핵심이 됐다”며 “게임과 다른 콘텐츠 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기도 하다. 게임이용장애 도입은 창작의 자유와 IP 자산 모두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에 대한 ‘도덕적 공황’이 여전한 것도 게임이용장애 도입 주장의 한 축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도덕적 공황이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혁신적인 소통이나 오락 수단을 만들어낼 때마다 청년들은 이에 열광하는 반면, 기성세대는 새로운 기술이 청년 세대의 몰락을 불러올 거라 우려하는 현상을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가 2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 정책위원회 회의실에서 ‘게임이용장애 도입, 왜 반대하는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민석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연구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유채리 기자

남윤승 OGN 대표이사는 “게임도 도덕적 공황의 사례 중 하나”라며 “콘텐츠 시장에서 중독물질을 어떻게 규제하는 지 선행사례를 보면 게임이 중독물질로 지정된 이후의 일에 대해 예상해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게임업계 및 미디어 분야 인재 유입이 감소되고, 기존 인력은 이탈할 것이다. 이로 인해 창작 소재의 다양성과 실험성이 위축되고 결국 산업 자체가 위축되리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게임이용장애 도입이 e스포츠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치리란 주장도 나왔다. 이민석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연구교수는 “관광 등 다양한 분야와 게임의 협업이 확장되고 있다. e스포츠 인재를 양성해 생태계가 대형화, 글로벌화 되고 있다. 게임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미래 인재 공급망이 망가질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황희두 위원장은 “게임이용장애 도입 문제에 몇 년 동안 꾸준히 관심 기울이고 있는데, 공회전이 반복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과 앞으로의 연구 등을 주의깊게 살펴봐 잘 매듭지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전용기 의원 역시 “게임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이들이 목소리 내는 부분이 많이 반영되는 거 같다”면서 “합의하며 합리적으로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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