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혈병 환자들이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제인 ‘베스레미주’(로페그인터페론알파-2b, 유전자재조합)의 신속한 급여화를 촉구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2일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백혈병네트워크(ELN) 등 주요 국제 진료지침에서 진성적혈구증가증의 1·2차 치료제로 베스레미주가 권고되고 있지만, 1회 투여에 425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비용으로 인해 약제를 이용한 연간 치료비가 수천만원에 이르는 상황”이라며 베스레미주의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성적혈구증가증(Polycythemia Vera, PV)은 골수의 돌연변이로 인해 적혈구가 과다 생성되는 희귀 혈액암이다. 질환이 진행되거나 악화될 경우 혈전증, 심혈관계 합병증은 물론 골수섬유증이나 급성백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국내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는 2023년 기준 4995명에 이른다.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제로는 하이드록시우레아(Hydroxyurea) 하나 뿐이다. 상당수는 하이드록시우레아로 치료받고 있으나, 전체 환자의 10~20%는 이 약제에 불응하거나 부작용을 보여 복용을 지속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러한 환자들에겐 파마에센시아의 베스레미주가 유일한 치료 대안이다. 베스레미주는 지난 2019년 유럽 의약품청(EMA),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이후 건강보험 급여 1차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를 통과했지만, 1년이 넘도록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에서 급여화 심의를 갖지 못하고 있다.
환우회는 오는 8일 개최 예정인 제5차 약평위에서 베스레미주의 상정 및 통과가 이뤄지길 요청하고 있다. 환우회는 “베스레미주는 지난해 3월 암질심에서 급여 기준이 설정된 이후 14개월이 경과한 지금까지 약평위에 상정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해당 제약사가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들의 절박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다림은 곧 통증이고, 생명을 위협하는 절박한 시간이다. 더 이상 그 시간을 허비하게 해선 안 된다”라며 “베스레미주의 약평위 통과와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의 약가 협상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