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날을 기념 자신도 어려운 형편에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기부한 익명의 기부자가 감동을 선사했다.
4일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30분께 지구대 앞에 한 남성이 종이 상자를 놓고 갔다.
CCTV에는 한 남성이 손수 상자를 들고 왔다가, 지구대 앞에 두고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상자 안에는 손 편지와 함께 라면 한 박스, 1000원짜리 지폐 35매, 어린이용 바람막이 점퍼가 담겨 있었다.
편지를 통해 자신을 '세 아이 아빠'라고 밝힌 익명의 기부자는 "첫째는 장애 3급, 기초수급자 가정"이라고 소개하며 "한 달 동안 여기저기서 폐지를 모아 팔아서 모은 돈"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힘들게 모았지만 이번에도 금액이 많지 않아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폐지 판 돈으로 과자를 사려고 하니 금액이 모자라 사지 못했다. 과자를 못산 게 마음에 걸린다"고 적었다.
이어 "그래도 바람막이 옷을 입고 밖에 나가 신나게 뛰어놀고 웃길 바란다. 선물 사고 남은 금액은 얼마 안 되지만 치킨이라도 사 먹으면 좋겠다"며 "어려운 아이가 있는 가정에 전달해 달라"고 덧붙였다.
기부자는 '세 아이 아빠'라는 이름으로 매년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에 같은 방식으로 12번째 선행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북부경찰서는 불우한 가정에 전달해 달라는 기부자의 손 편지 내용에 따라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에 기부금과 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