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뜨는데 브랜드는 진다…1분기 희비 엇갈린 패션업계

플랫폼은 뜨는데 브랜드는 진다…1분기 희비 엇갈린 패션업계

무신사·에이블리 등 플랫폼 실적 날았는데…브랜드는 침울
기후 이상·소비 심리 위축 겹쳐…실적 부진 장기화 우려
소비자, ‘브랜드’보다 ‘스타일’ 택해…패션 소비 지형 급변

기사승인 2025-05-22 17:45:41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심하연 기자

패션업계가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플랫폼 업계와 달리 패션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22일 2025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2.6% 증가한 292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기록한 142억원보다 약 24% 늘어났다. 당기순이익 역시 15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104% 증가했다.

무신사는 “패션, 뷰티,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등 대부분의 카테고리 영역에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다진 덕분에 내수 부진 및 패션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하 에이블리)도 1분기 거래액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증가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침체와 패션업계 비수기임에도 여성, 남성, 글로벌 시장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에이블리는 흑자 달성 비결로 ‘에이블리’와 일본 쇼핑 앱 ‘아무드’의 견조한 성장세를 꼽았다.

예시로 지난 2023년 하반기 첫선을 보인 남성 패션 플랫폼 4910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 늘었고, 거래액은 6배 대폭 증가했다. 동기간 아무드 거래액은 2배가량(90%) 증가하며 일본 시장 내 입지를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상황이 좋지 않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삼성패션)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50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6.8% 줄어든 342억원에 그쳤다. 한섬의 1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보다 3.4% 줄어든 380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 줄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1분기 매출액 3042억원, 영업이익 4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7%, 58.3%씩 줄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코오롱FnC)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4.1% 감소한 262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이 7억원 발생해 적자 전환했다.

브랜드가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비슷하다. 대부분의 패션업체들은 일제히 경기 침체와 이상기후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한 대형 패션 기업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르게 더워지고 추위는 뒤늦게 끝나는 등 기후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부 줄었다”며 “다른 브랜드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가 양극화된 이유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패션을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들이 유명 브랜드 하나만을 따라가는 시대는 지났다”며 “브랜드는 끊임없이 새로 생겨나고,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중소 브랜드를 탐색하고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은 이런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성장하고 있지만, 개별 브랜드 입장에서는 경쟁이 심화되고 충성도 확보가 어려워진 만큼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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