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성기외과(ACS)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응급실 도착부터 수술실 이송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70분 단축됐고,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7%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중환자·외상외과 홍석경 교수·이건희 전문의팀이 2017년 ACS 시스템 도입 전후 응급 일반외과 환자의 임상적 결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기존에는 당직제(TROS) 시스템으로, 외과 의사들이 정규 수술과 외래 진료를 병행하면서 당직 근무를 수행했다. 응급수술 요청 시 지체 없이 대응하기 어려웠고, 수술 결정과 집도 시간 지연, 의사의 피로도 증가, 환자 예후 악화 등의 한계가 있었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급성기외과(ACS) 시스템을 도입했다. 5명의 전문의로 구성된 외과응급수술팀이 365일 24시간 병원에 상주하고 있다. 응급실 의료진이 우선 1차 진료 및 기본 검사를 시행한다. 이후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병원에 상주하고 있는 외과응급수술 전담 전문의가 신속하게 진료에 참여해 수술 필요성을 평가하고, 집도와 수술 후 경과 관리까지 직접 진행한다.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ACS 시스템을 도입한 국내 3개 병원의 응급 일반외과 수술 환자 2146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응급실 입실부터 수술실 이송까지 소요된 시간이 도입 전 522.1분에서 도입 후 452.2분으로 약 70분 정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도 ACS 시스템 도입 후 줄어들었다. 전체 환자의 합병증 발생률은 기존 38.3%에서 31.3%로 약 7% 감소했다. 중증 합병증(클라비엔-딘도 분류 3등급 이상) 발생률 역시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질환별로는 전체 수술 2146건 중 장천공(714건, 33.3%), 충수염(589건, 27.5%), 장폐색(314건, 14.6%), 담낭염(161건, 7.5%) 순으로 많았다. 특히 장천공은 중증도가 높고 수술 지연 시 패혈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수술 결정과 진행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응급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며 수술 지연을 줄이고, 수준 높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ACS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주말에 진행되는 수술 비율도 증가했다. 주말 수술 비율이 기존 24.9%에서 37.1%로 늘었다. 요일이나 시간대에 상관없이 24시간 내내 응급수술이 원활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ACS 시스템을 통해 수술 결정과 집도가 훨씬 빠르고 일관되게 이뤄지는 등 전문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감소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며 “환자 중심의 응급의료 체계를 선도적으로 구축해나가며 24시간 높은 수준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호주·뉴질랜드 외과학저널(ANZ Journal of Surger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