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대신 뿌리는 독감백신…소아과 인력 부담 완화 기대”

“주사 대신 뿌리는 독감백신…소아과 인력 부담 완화 기대”

기사승인 2025-06-27 14:43:28
김윤경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운데)가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인플루엔자 생백신 ‘플루미스트인트라나잘스프레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플루엔자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주사제형이 아닌 코 점막에 뿌리는 비강 스프레이형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출시되면서 의료 현장의 인력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소아를 상대로 하다 보니 접종 과정이 쉽지 않았던 소아과에서 환자 순응도가 높은 제형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김윤경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인플루엔자 생백신 ‘플루미스트인트라나잘스프레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소아 예방접종은 환자 1명당 의사, 간호사, 보호자 등 2~3명이 함께해야 한다”며 “최근 소아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이 줄어 인력 부담이 큰 상황에서 새로운 방식의 인플루엔자 백신이 출시된 것은 현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언급한 플루미스트는 비강 스프레이형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지난 4월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이 백신은 24개월 이상 49세 이하의 소아와 성인을 대상으로 하며, 인플루엔자 A형 및 B형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예방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유통될 예정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예측한 바이러스 유행에 맞춰 3가 백신으로 도입된다.

플루미스트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주로 침투하는 코 점막에서 작용한다. 자연 감염의 경로를 그대로 따르기 때문에 세포 면역과 항체 면역뿐 아니라 점막 면역까지 유도할 수 있다. 여러 부위에서 바이러스 방어가 가능해 기존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 종류와 다르게 유행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보상 면역을 기대할 수 있다.

5세 미만 소아를 대상으로 진행한 인플루엔자 백신 임상 연구에 따르면, 약독화 생백신(비강 스프레이형) 접종군은 불활성화 백신(주사제) 접종군에 비해 인플루엔자 발생률이 54.9% 낮았다. 2004~2005년 절기에 24~59개월 소아를 대상으로 이뤄진 연구에서도 비강 스프레이형 접종군이 불활성화 백신보다 A형 바이러스 일치·불일치 상황 모두에서 더 높은 예방 효과를 보였다. 이상사례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일부 상기도 감염 증상이 나타난 정도에 그쳤다.

김 교수는 이번 백신 출시가 공중보건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인플루엔자로 인한 세계적 보건의료 부담은 상당하다”며 “소아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바이러스를 배출하고 더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집단 감염 위험이 높고 입원율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플루미스트는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소아 접종률을 효과적으로 높여 지역사회 전파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향후 인플루엔자 백신의 국가예방접종(NIP)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NIP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NIP가 적용되는 12세 미만 어린이와 고령층은 접종률이 80%에 달하지만, 그 외 연령층은 60~70%에 그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연령층 접종률이 70%를 넘어야 효과적 집단면역이 가능하다”며 “18세 미만까지 국가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하면 인플루엔자 유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호흡기면역사업부 전무는 “플루미스트가 인플루엔자 백신의 새로운 선택지가 돼 국내 접종률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중보건 향상과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합리적 접종 가격을 제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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