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강성보수(김문수·장동혁)와 중도보수(안철수·한동훈) 간 대결구도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강성보수 후보가 당대표로 올라서면 당 재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성보수로 구분되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당내 중도보수인 친한계 핵심이었던 장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직후 강성보수로 돌아섰다.
이후 장 의원은 강성보수단제 집회에 참석해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했다. 그는 지난 2월 ‘세이브코리아’ 대전 집회에서 “우리가 행동해야 할 때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줄 것”이라며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저도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발언했다.
장 의원의 발언은 ‘서부지법 폭력 사태’가 벌어진 지 한 달 만에 나온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폭력 사태를 조장하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 후보도 물밑에서 당내 인사 포섭을 위한 움직임에 돌입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대선캠프에 있던 수도권·호남 원외당협위원장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또 김 전 후보 측은 전직의원들에게 김 전 후보 추대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3일 문자를 통해 “이재명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지리멸렬한 국민의힘을 환골탈태시킬 김 전 후보를 다시 불러내고자 한다”며 “지난 대선을 통해 김 전 후보가 우리 당을 구할 지도자로 재인식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후보 측의 ‘추대론’ 띄우기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대선 때도 출마를 앞두고, 강성 시민단체들이 추대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지난달 9일에도 해당 강성 시민단체들은 김 전 후보의 당대표 출마를 촉구했다.

중도보수 진영 후보 중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원장을 사임하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 ‘인적 청산’ 협상이 불발되면서 친윤계와 전면전을 벌이게 됐다.
안 의원은 “당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대선 참패를 거치면서 끊임없이 추락했다”며 “국민께 혁신의지를 보이기 위해 인적 청산을 요청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완전히 절연하고, 비상식·불공정 시대를 끝내겠다”며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담기 위해 당헌·당규를 복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내 가장 큰 중도보수 계파를 이끄는 한 전 대표는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당대표는 당을 혁신해야 하는 자리지만, 지도부 인선을 보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친한계 관계자는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혁신을 위해서는 잘못을 책임지고, 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비상대책위원회와 주요 당직 인선을 보면 변화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한 전 대표가 ‘혁신’으로 당을 바꾸려하면 내부적으로 친윤계의 방해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는 강성 당대표가 선출되면 새로운 시작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도 탄핵 찬반으로 결정이 될 상황”이라며 “강성보수 대 중도보수의 싸움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야당 지지율은 계속 추락하는 중이다. 윤 전 대통령과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면 새로운 당대표는 의미가 없다”며 “강성 당대표가 친윤계를 청산할 가능성은 낮고, 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