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 인상과 처우 문제로 갈등을 겪던 웹젠 노사가 가까스로 파업을 피하게 됐다. 노사 양측은 국회에서 열린 1시간여 간담회 끝에 ‘2주간 집중적인 연봉 교섭’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12일 오후 2시 서울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웹젠 노사 상생을 위한 국회 간담회'가 개최됐다.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의원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참석자 인사말을 제외한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웹젠 노조는 지난달 18일 판교 사옥 앞에서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올해 일괄 1000만원의 연봉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평균 10% 인상을 제시했다. 이후 조정 과정을 거치며 노조는 평균 16% 인상에 일시금 200만 원이라는 타협안을 내세웠다. 하지만 사측은 중간평가(B등급) 이상을 받은 직원에게만 200만 원을 추가 지급할 수 있다고 맞섰다.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 측은 이후 파업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민주당 측의 제의로 간담회를 우선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원정 을지로위원회 총괄팀장은 간담회를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노사 간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잘 이뤄졌다고 평가한다”며 “다음주부터 2주 동안 집중적인 연봉 교섭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영호 웹젠 노조 지회장은 “회사와 함께 2주간 집중 회의를 해보자는 합의를 이끌어 냈기 때문에 쟁의 행동은 잠정적으로 보류하겠다”며 “오늘 간담회는 사측과 노조가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노 지회장은 “IT업계 종사자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큰 편인데, 이를 놓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다”면서 “결국 노조가 이러한 것을 모두 포기할 각오까지 했을 정도로 상황이 쉽지 않았는데, 회사가 이를 인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2주간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는데, 회사 측이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나아간, 변화된 입장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라며 “우선 2주간 협상에 임해 사측과 대화를 진행해 본 후 향후 대책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오세윤 IT지회장은 “결정권을 가진 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게 된 점 정도가 긍정적인 변화”라고 강조했다. 오 지회장이 말한 결정권을 가진 인물은 김태영 웹젠 대표이사와 웹젠 최대주주인 김병관 전 의원을 말한다. 그는 “(김 대표를 포함해) 김병관 전 의원도 결정권과 책임을 가진 당사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배수찬 넥슨지회장은 “결국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며 “오늘 간담회를 통해서 그런 부분에서 조금 바꿔보겠다고 했으니까 조금 기다려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웹젠 사측은 “이날 간담회에서 서로의 의견을 확인해고, 양쪽이 서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면서 “다음주에 집중교섭 시작하기로 했고, 웹젠은 노조 측과의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