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국민의 선택은 KBS였다. 2018년 6월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대한민국의 첫 경기인 스웨덴 전에서 KBS2는 시청률 17.0%(닐슨코리아 기준)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SBS는 12.5%, MBC는 11.4%를 기록하는 근소한 차이로 2, 3위를 차지했다.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예선 첫 경기가 펼쳐진다.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이영표 강원FC 대표가 KBS 해설위원에서 하차하며 새로운 구도가 펼쳐졌다. 앞서 열린 조별예선 중계 시청률을 보면, 안정환 해설위원이 3회 연속 월드컵을 중계하는 MBC가 강세다. 4년 전 처음 마이크를 잡은 박지성 해설위원이 다시 나선 SBS, 현역 축구선수로 해설위원을 맡은 구자철의 KBS도 각자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모으고 있다.
MBC는 안정환 해설위원과 김성주 캐스터가 8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다. 시청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조합으로 이번 우루과이전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안 위원은 지난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에서 재미있는 표현, 팀 전체 전략에 대한 얘기도 짚어주는 스타일로 인기를 모았다,
지난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정환은 “축구팬들 수준이 굉장히 올라왔다”며 “예전처럼 재미만 있는 중계는 안 될 것 같다. 전달력을 높일 수 있도록 나름대로 스토리를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번 월드컵은 안정환에게 해설위원으로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안 위원이 내년 P급 지도자 자격증을 받으면 국가대표팀 감독과 코치 등을 수행할 수 있다.
SBS는 박지성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가 4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다. 당시 박 위원은 선수 시절 모습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차분한 태도로 중계하는 스타일을 보여줬다. 많은 경험들로 상황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점도 눈에 띄었다. 수원 FC에서 이번 시즌을 소화한 축구 선수 이승우가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아쉬움을 해설로 풀어내며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최근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에서 SBS가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만큼 많은 시청자들이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SBS는 박지성 해설위원에 대해 “러시아에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전 팁을 전하고, 선수들의 심리와 전술도 알기 쉽게 설명해 특유의 진중함과 전문성으로 호평받았다”며 “이번 월드컵에 대비해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많은 양의 자료를 수집하고 틈나는 대로 연습을 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KBS는 최근 두 차례 월드컵에서 선수로 뛴 구자철 해설위원과 이광용 캐스터가 중계를 맡는다. 구 위원은 첫 해설위원 도전이지만 제주 유나이티드 FC 소속으로 최근까지 경기를 뛴 현역 선수로서 현재 축구 트렌드를 가장 잘 알고 있다. 2019년까지 벤투 감독 아래에서 경기를 뛰었던 경험, 카타르 리그에서 2년을 보낸 경험으로 누구보다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자철 해설위원은 “저의 세 번째 월드컵이라는 기회가 찾아올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해설위원직을 수락했다”며 “현역으로서 현재 축구 트렌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해설위원을)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두 번의 월드컵을 경험했고, 세 번째 월드컵을 축구화가 아닌 구두를 신고 선수들을 만나게 된다”라며 “국민들과 선수들의 중간자 역할을 잘 하려고 한다”라고 첫 해설위원을 맡은 소감을 밝혔다.
TV가 없어도 월드컵 생중계를 볼 수 있다. 지상파 OTT 웨이브는 23일 월드컵 생중계 방송 제공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료 구독 회원이 아닌 무료 회원도 KBS·MBC·SBS 중 원하는 채널을 선택해 시청할 수 있다. 네이버스포츠와 아프리카TV도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했다. 네이버스포츠는 생중계로 시청하며 응원할 수 있는 응원톡과 인원 제한 없는 월드컵 공식 오픈톡을 운영한다. 아프리카TV는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과 아프리카TV BJ가 함께하는 온라인 응원 공식 방송을 진행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