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성과 금성 7년 만에 만나고
- 24일에는 초승달과 금성이 거의 붙듯이 접근
“금성과 목성”이다.
2일 저녁 서울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 위치한 수어장대에서 두 행성의 만남을 카메라에 담았다. 금성과 목성은 저녁 7시 경부터 어둑어둑해진 초저녁 하늘에 마치 남매별처럼 붙은 듯 접근해 밤하늘에서 함께 빛났다.
목성의 원반은 금성보다 거의 3배 더 넓게 보이지만, 금성에 비해 밝기는 5분의 1 밖에 안된다. 두 행성의 밝기 등급은 각각 -3.9와 -2.1이다. 두 행성을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하면 목성의 4대 위성(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도 볼 수 있으며, 금성의 위상까지 확인 가능하다.
이틀 후 면접을 앞둔 취준생 황종호(29·서대문구)씨는 “방송사 면접을 앞두고 머리도 식힐 겸 사회복지사인 여자 친구와 남한산성을 찾았다가 보기 드문 천문현상을 봤다.”라며 “금성과 목성이 거의 밀착해 밝게 빛나는 것처럼 우리 사이도 더 가까워지고 취업도 순조롭게 될 것 같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두 별의 만남은 밤 9시까지 이어진 뒤 이후 고도가 낮아지며 지평선 아래로 사라졌다. 저녁 하늘에서, 금성과 목성이 이번만큼 가깝게 접근한 건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이후 이번과 같이 하늘에서 두 행성이 가깝게 접근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건 2040년 9월에나 가능하다.
변용익 연세대 천문학과 교수는 “금성과 목성은 실제로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들인데 지구 모든 행성이 그렇지만 태양 주위를 돌다 보면 지구에서 볼 때는 한 방향이 겹쳐 보일 때가 있어요. 예전 선조들도 우리 태양계의 이러한 구조에 대해서 몰랐지만 하늘의 조화로운 현상들에 대해서 늘 주시하고 기록에 남겼다”면서 “오늘 같은 행성의 형태는 세계 어느 곳에서든 똑 같이 관찰된다. ”고 말했다.
오는 24일 저녁에는 목성대신 금성이 달과 함께 우주 쇼를 펼친다.
이날 밤 9시 무렵, 내륙에서는 금성이 초승달 오른쪽 옆으로 마치 스치듯이 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금성이 달 뒤로 숨었다 나타나는 ‘엄폐현상’으로 나타난다. 금성이 달 뒤로 숨었다 나타날 정도로 가까이 접근하는 현상은 13년 뒤인 2036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경기도 광주=글‧사진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