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가해자일 수 있다’ 그런 내용 발언은 한 적이 없습니다”
3일 쿠키뉴스와 만난 조수진 변호사는 초췌한 얼굴을 보였다. 최근 일련의 사태의 여파를 온전히 마주해야 했기에 어쩌면 당연한 상태겠지만, 총선 후보 사퇴 이후에도 계속되는 허위 보도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
‘법(法)’을 다루는 변호사라는 직업을 국가권력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자부심으로 살아왔던 그였기에 ‘패륜 변호사’로 낙인찍힌 현재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조 변호사는 총선에 어떤 영향도 끼치고 싶지 않아 총선 이후에 진실 규명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단 하룻밤도 맘 편히 잠들 수 없고, 가족들이 상처받는 현실에 용기를 내 이날 쿠키뉴스의 인터뷰에 응했다.
조 변호사는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가 가해자일 수 있다는 발언을 한 적 자체가 없다”고 해명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성범죄 사건의 피고인이 선임한 총 3명의 변호사 중 2심을 맡은 변호사인데 해당 발언은 자신이 아닌 다른 변호사의 변론 주장이라는 것이다. 익명 처리된 변론 서류를 내보이면서 언론에 보도된 것과 사실은 다르다며 결백함을 호소했다.
조 변호사는 “고소당한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 H 법무법인을 선임했고, 기소 후 성범죄 전문 L 변호사를 선임, 유죄가 나오니 제가 선임된 것”이라며 “저는 ‘아버지가 가해자일 수 있다’는 말을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해자가 다른 인물일 수 있다는 것은) 제가 맡은 2심의 쟁점도 아니었다”며 “저는 앞선 변호사들의 해당 변론 주장을 인용하거나 적은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허위 언론보도에 왜 즉각 대응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당시의 급박한 당시의 상황을 이유로 들었다. 경선 승리 후 캠프를 꾸리고, 선거 준비하는 정신없는 가운데 해당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질 줄은 예상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처음 허위사실이 보도됐을 때 바로 잡지 못했던 게 뼈 아프게 생각한다”며 “당시 선거 국면에서 프레임을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대응을 즉각 안 했던 건데 당에도 좋지 않고, 제 개인에게도 좋지 않게 끝이 나게 됐다”고 말했다.
더 이상 손쓸 수 없고 일파만파 커져 버린 현실에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고심 끝에 스스로 사퇴를 결심하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또 조 변호사는 후보자 사퇴 이후에도 허위 사실 보도가 계속 인용되면서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일베’ 등 일부 극우 커뮤니티와 온라인 기사에는 고인이 된 조 변호사와 아버지를 모욕하는 악성 댓글들이 달리면서 사실상의 ‘2차 가해’를 당하고 있다며 잘못된 사실과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조 대표는 앞으로 계속해 자신의 명예회복과 진실 규명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너무 많은 허위사실이 이미 유포가 됐다. 이것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단 한 발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는 상태”라며 “다시 말씀드리지만 패륜 변론을 한 적도 없다. 허위 사실만 좀 바로잡아 주셨으면 좋겠다. 또 이 일로 마음을 다치신 유권자·당원, 주변분들께도 송구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